[백로(白露)의 괴이/전기/9월 24일] 목격했습니다

** 목격했습니다 **

모두 같이 요리를 만들고 있을 때.

주인공에 대한 치아키의 스킨십을 우연히 목격해버린 소우시는

그것을 그에게 충고하지만…….

[소우시] 그럼, 순서대로 그거 거실로 갖다 놔줘.

그렇게 말하고, 료타나 키요하루에게 접시를 떠넘기자
둘은 기분 좋은 모양새로 거실 테이블 위에 그걸 갖다 놓기 시작한다.

[츠유하] 소우시는……?

[소우시] 나는 여기, 정리다 하고 갈테니까
             먼저 먹고 있어.

[츠유하] 도와줄까…?


[소우시] 괜찮아…….
             이 녀석한테 시킬테니까. 

[치아키] 응……?
             에? 나 말이야?


[소우시] 키요하루나 료타한테 시켜봤자 접시만 깰 뿐이고,
             타카오미는 벌써 눈 앞의 요리 밖에 안 보이니까.

[치아키] 아……, 그렇지…….
             응, 알겠어.
             냉큼 정리하고 우리들도 밥 먹자!

[치아키] 소우시가 말한대로, 여기는 우리들이 치울테니까
             츠유하는 저쪽에서 먼저 먹고 있어.

[츠유하] 그럼, 부탁해볼까…?
             식사 뒷정리 때는 나도 도울게.

[소우시] 그래. 식기전에 먹고 있어.

조심스레 미소짓고, 츠유하도 다른 녀석들과 함께
거실로 향했다.

[치아키] 그래서? 할 얘긴 뭐야?


모르는 척 시치미를 때며, 치아키는 여유만만한 웃음을 띄고 있다.

그러고보니, 이 녀석이 초조해하는 모습, 별로 본 적이 없군.

여유가 있어서 그렇다기 보단…,
치아키의 경우엔 여유가 있는 것처럼 보여주는게 능숙한거겠지….

[소우시] 뭐어, 치아키 너라면
             일부러 여기 남겨둔 이유, 바로 알겠지.

[치아키] 그래~.
             일부러~ 막 만들어낸 요리를 무시하고 정리를 하겠다니~,
             평소엔 그런 소릴 안하지.

[치아키] 그래서 할 얘긴, 츠유하에 대해서야?

[소우시] 역시…, 알고 있었구나.

[치아키] 음……, 뭐어.
             좀 전의 그거, 봤었지?

[소우시] 치아키가 스킨쉽이 많은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그런건 별로 본 적이 없으니까 말야.

[치아키] 아, 잠깐. 별로라기보단
             그런 짓 평상시엔 안 해.

[소우시] 그러니까.
             그게 저 녀석이 너한테 특별하단 의미겠지?

[치아키] 어라어라, 소우시 군치곤 별일로.
             그런 괜한 추궁은 안 하는 얘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소우시] 거야 뭐…….
             하지만 츠유하는 모르는 녀석도 아니고.
             적어도……, 가벼운 기분으로 손 대는건…….

[치아키] ………………

[치아키] 소우시는……, 그녀를 좋아해?


[소우시] 하아……?
             너어……, 왜 그렇게 되는 건데…….
             아아, 진짜. 됐어.



어딜 어떻게 봐도,
그 녀석을 맘에 들어하는건 너잖아…!

왜 거기서 화살이 이쪽으로…….
아아, 망할. 평소땐 나보다도 더 날카로운 주제에,
연애방면에 대해선 너무 둔감하잖아.

뭐야, 이 녀석.
타카오미 곁에 너무 오래 있어서 전염된건가?

[치아키] 소우시.
             나는 그녀를 귀엽다고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특별한 감정 같은거 없어.


그렇게, 언제나처럼 방긋 웃는 얼굴을 띄운다.

그 발언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지금의 치아키는 스스로 그렇게 믿으려 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별한 감정 따윈, 품고 있지 않다.

그렇게, 믿으려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소우시] 치아키는……, 나를 요령 없다느니 뭐니 하는데.
             너도 꽤나 나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치아키] 응……, 알아.



스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그렇게 생각하려 하고 있는 건가.


[소우시] 뭐어……, 네가 선택할 일이니까.
             내가 뭐라 할 건 아니지만….
             가끔은……, 이쪽을 좀 기대고 그래.


그렇게 말하자, 치아키는 조금 곤란한 듯 웃으며
주방을 뒤로 했다.



[소우시] ……………….

[소우시] 뒷정리 좀……, 돕고 나서 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