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Y. K ~ 신설 서유기 FD 연소전(아마존jp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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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일 2011년 4월 21일
* FD 팔계의 꼬리에 수록된 선택지형 소설로 홍련과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SYK. 신설서유기/FD]
광우소공(光雨宵空)
그건, 어느날의 일.
내가 뇌음사를 떠나 천계로 일시 귀환해, 천명(天冥)전쟁을 막기위해 영소전(靈霄殿) 내부에서 분주히 움직이던 무렵의 일.
이미 제 3세력을 발족하기 위한 사전준비는 끝마치고 협력자도 얻은 상태로, 며칠내로 이 땅을 떠나기로 결의한 상태였다. 그 무렵, 하루하루를 긴박하게 보내고 있던 내가 그날 본 것을 난 생애 잊을수 없을 것이다.
선인의 일생으로 보자면 찰나라 불러도 좋을 사소하고 보잘것없는 추억.
하지만 난 평생 잊을 수 없다.
어떠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데도, 그 아름다운 광경만은.
「어라…」
영소전 복도를 걷고 있자니, 시선 끝에 두사람의 선인이 무언가 목소리를 죽이고 이야길 하고 있었다. 그 두사람은 익히 알고 있는 선인이다.
「너, 너무 과하게 굴진마. 굉장히 불길한 예감이 들거든…」
「어라, 이런건 과한 정도가 딱이잖아? 언제나 적당히란 말을 모르는 너한텐 듣고 싶지 않네.」
「내가【적당함을 모르는】거랑, 네【자중 없음】은 종류가 다르다구. 아니, 애초에 네 경우엔 기본이 일부러 하는 짓이잖아!」
「그런 소릴 들어가며 굳이 이런 일을 할 의린 없어. 해달라고 한건 너잖아.」
현성이랑진군(顕聖二郎真君)과 제천대성.
변함없이 사이가 좋은 두 사람을 보자 난 희미하게 웃고 말았다.
말다툼도 그들의 교우법 중 하나란걸 알고 있기 때문에, 무심코 그것을 흐뭇하게 보고 마는걸지도 모른다.
「안녕하세요, 소성이랑, 대성. 무슨일 계십니까?」
「어라…, 금선자잖아. 마침 잘 왔어.」
「엑………?! 금선자?! 어째서 이런 곳에……」
(에………?)
「이런 곳이라고 말씀하셔도…, 여기는 복도고…. 우연히 걷고 있던것뿐입니다.」
대성이 내 얼굴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뜨는 것에,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장소는 후미진곳도 아니다. 출입이 금지되어있는 곳도 아니다. 내 방과 서재를 잇는, 평범한 복도다.
왜, 대성은 이렇게나 놀라는걸까.
「아, 뭐… 그런가, 우연이구나. 응, 거야 그렇겠지.」
「저기, 대성…? 두분, 바쁘신거라면 저는 바로 떠날테니… 」
「아니, 괜찮아, 금선자. 대성은 당신을 놀래킬수없게 돼서, 풀이 좀 죽은것뿐이야. 」
「네? 」
ㅡ 놀래킨다?
「양전. 쓸데없는 소리말래두. 그치만 마침 잘왔단건 확실해.
금선자, 잠깐 시간 좀 내줄래?」
「아, 네. 저는 상관없습니다만… 괜찮겠습니까?」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또 말썽회의라도 하고 있던게 아니었나.
대화 구석구석에서 그런 분위기가 엿보였다. 그렇기에 나한테 들키면 곤란한게 아닐까 했는데.
「응. 오히려 당신이 옆에 있는게 재밌지. 눈앞에서 보여주는것도 나쁘지않고.」
「넌 정말 단순하군.」
「너한테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거든. 그러니까, 금선자. 여기로 와줘」
「네…?」
영문도 모른채 대성의 재촉을 받아 밖이 보이는 난간 근처로 다가갔다.
대성과 이랑진군 사이에 서서, 난 역시 고개를 갸웃댔다.
설명을 요구하듯 대성을 바라보자, 그는 말없이 즐거운듯한 미소를 보인다.
이랑진군을 보자, 이쪽도 한쪽눈을 찡긋이며 즐거워보이는 미소를 보였다.
「저기, 대체 뭐가 있는겁니까?」
「보고 있어봐. 좋아, 양전. 슬슬 괜찮겠어.」
「그럼, 시작한다.」
이랑진군은 고개를 끄덕이고서, 긴 검지손가락을 살짝 자신의 입술에 갔다댔다.
드물게, 라는 말은 실례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눈을 감는다.
「……………」
그 모습에 바로 예상이 갔다.
그리고 예상대로, 그의 주위로 강대하고 청렴한 신통력이 퍼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이건…, 이랑진군의 선술?)
그는 천계에서도 고명한 선인이다. 그건 옥황상제의 조카란 이름뿐인 지위가 아니라, 확실한 능력에 의한 것. 허나 이랑진군이 남앞에서 술을 쓰는 일은 매우 드문일이라서, 나도 지금 이 눈으로 처음 보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 이랑진군?! 무슨일을 하실 생각이십니까…?!」
아직 술식이 완성된 상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느껴진다. 그가 자아내는 술이 얼마만큼 강력한 것인지.
「큭……」
「앗, 괜찮아, 금선자?」
「네, 넷. 방심하고 있었던지라… 지금은 괜찮습니다.」
갑작스러운 힘의 방출에 조금 놀랐다.
여래의 제자로서 나름의 신통력을 축적했단 자신은 있지만, 지나치게 갑작스러워서.
(나나 대성은 괜찮겠지만… 일개 선인들은 가까이에 있을수 없을 정도로 짙은 신기…)
강대한 힘이 입자처럼 퍼져나간다.
수군수군 바람이 흔들리고, 초목이, 대기가 떨기 시작한다. 산을 바위를 타고 흐르는 물이 역류해 하늘로 올라간다.
이것은 상당히 고위의 술법이다.
영소전 복도에서, 게다가 방호벽의 준비도 없이 다뤄도 될만한 종류가 아니다.
(적습이 있는것도 아닌데…, 이런 강대한 힘을 쓸 이유가 대체 어디에…)
「오, 굉장하다. 어이, 양전…. 실수로라도 날 말려들게하지마라?」
「조용히…. 집중하지않으면 손이 삐긋해서 대성을 집어삼켜버릴지도 몰라.」
「재수없는 소리 하지마…」
「의도치않게 어쩌다 모든 반동이 너한테 몰려가도 원망치 말아줘.」
「그건 명백하게 의도적이잖아.」
「그러니까, 저기. 대체 무슨 일이 시작되려는……」
미쳐 날뛰는 신통력 속에서, 필사적으로 외친다.
문득 곁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던 대성이 갑작스레 내 손을 잡았다.
「대성……?」
그는 내 손을 잡고서, 이어 부드럽게 감싸쥔다.
나를 안심시키기위해서, 는 아니다. 뭔가, 형용키어려운 강한 심상이 거기에 포함되어있는 기분이 들었다.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자,」
「에……?」
「이건……」
이랑진군을 중심으로 응축된 신통력이 선명하게 퍼져나간다.
걷어올린 물줄기는 소용돌이가 되더니, 공중에서 단숨에 분산된 모양이다.
(하늘?)
대성이 눈짓으로 재촉하자, 대성을 따라 하늘을 올려다본다.
거기엔,
「비……?」
뚝뚝,
처음에는 미약했지만.
곧이어 땅을 때리는 소리는 격해져, 천계를 뒤덮을 듯한 비가 되었다.
「이건……」
머나먼 저쪽까지, 거대한 천계에 쏟아져내리는 대량의 비.
개인 하늘은 변함없어서, 청아한 물방울은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응…. 생각대로, 예쁘다.」
옆에서 들린 중얼거림에 정신을 차린다.
대성의 손은 아직 내 손을 쥐고 있었다.
(금선자는, 비를 좋아하는구나)
문득, 뇌리를 스친것은 온화하게 웃으며 그리 말했던 대성의 말.
눈 앞의 광경은 그때의 대화를 구현화한것이란걸 깨달았다.
「아름답네요……」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손을 잡은 커다란 손바닥에 다시 한번 힘이 담긴다고 생각했더니, 천천히 멀어진다.
「후우…, 이런 느낌인가?」
「멋진데, 양전! 이거면 잘나신분들도 분명 쫄았을껄.」
「실내에 없었던 선인들은 모두 쫄딱 젖었을거야 후후, 죄다 놀란 얼굴을 하고 있겠지.」
이랑진군과 대성이 악동같이 천진하고 심술꿎은 웃음을 띄운다.
나는 아직, 하늘에서 쏟아져내리는 비에 매료되어 있었다.
「양전님!!」
거기에 초조한 음색이 뛰쳐들어왔다.
「이런,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물에 빠진 생쥐가 하나 왔군.」
「대체 이건 뭡니까?! 당신 짓입니까?!」
「싫어라~, 목우. 대뜸 상사를 의심하면 못써.」
「그럼, 설명해주십시오. 대체 무슨 연유로 갑작스레 천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단겁니까.」
「그런 걸 나한테 물어도 곤란한데. 정보부의 중추인 네가 그걸 나한테 물어서 어쩌잔 거야?-」
「………. 현성이랑진군, 양전님…. 급히 보고드릴게 있습니다.」
「목우………. 정말로 좋은 부하로군요.」
시치미를 뚝 때는 이랑진군에게도 굴하지않고 자세를 바로해 보고에 들어가는 목우의 성질에 절로 감탄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녀석은 일벌레니까.」
「갑작스러운 큰비, 게다가 본디 천계에는 있을수없는 현상에 일대가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비가 내린 것에 대한 혼란이 아니라, 이정도로 강대한 술이 영소전 내부에서 사용됐단 사실때문입니다. 술에 의한 것이란것은 기척으로 바로 판명됐습니다. 문제는 그 술자의 기척이 익히 알려진 자란 사실입니다.」
「흐응. 목우한테 기척을 들키다니, 나도 한참 멀었군.」
「숨길맘이 없었으니까요. 아니, 역시 당신 짓이잖습니까!」
「하핫, 참 잘했어요. 목우, 합격이야.」
「양전님……!!」
목우의 비통한 외침이 주위에 울러퍼졌다.
「하핫, 목우 녀석. 직통으로 뒤집어쓴 모양이야. 쫄딱 젖었어. 가여운 녀석같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합니다만, 사전 허가도 없이 실행에 옮기셨던거군요…」
「거야, 당연하지. 깜짝놀래키지않으면 아깝잖아.」
「두분의 장난에 상층부가 애먹고 있단, 이야기를 지금에서야 겨우 실감했습니다.」
「아, 남일처럼 말하고 있는데. 금선자, 당신도 공범이야?」
「네?」
목우의 분노를 웃으며 흘러넘기고 있던 이랑진군이 갑작스레 이쪽으로 칼끝을 돌렸다.
「어째서 제가 공범인겁니까…?」
「당신을 위해서 내리게 한거니까.」
「어이, 양전….」
「절 위해?」
「비, 좋아한댔지?」
「양전, 너…!! 쓸데없는 소리는 안할 수 없냐?」
「어라, 난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있는건데? 입다물고 있는게 멋진 남자라니, 작금에와선 시대착오적 사고방식이야, 대성.」
「너한테만은 듣고 싶지 않아. 아니, 네가 말하면 영꽝이라고 해야하나.」
대성과 이랑진군을 보며 나는 눈을 깜빡인다.
확실히 조금전의 광견은, 이전 대성과 얘길 나눴던【천계에 비를 내리게 한단】이야기와 이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날 위해서란건.
「제가… 비를 좋아한다고 말했기때문입니까?」
「맞아. 당신이 기운이 없어보이길래. 조금 맘이 개운해졌을까? 응, 대성?」
「뭐……, 것도 물론 있긴하지만, 금선자랑 얘길한뒤에 나도 흥미가 생겼어. 당신도 보고싶다고 말했었지?」
「네………. 정말, 아름답습니다. 고맙습니다, 대성. 그리고 이랑진군.」
두사람에게 있어선 장난이나 호기심의 범위내에 있는걸지도 모르겠지만.
대성이 나와의 대화를 기억해주고, 내 기운을 북돋아주기위해 실행에 옮겨줬단 사실이 기뻤다.
「아, 맞다. 하나 더. 시험해 보고 싶은게 있었어.」
이야기가 깔끔히 정리되는가 싶은 와중, 문득 그 사람이 무서운 소릴 중얼거린다.
「이랑진군……?」
「오래간만에 큰 선술을 썼으니까. 왠지 힘이 흘러넘쳐서. 여기서 발산해두는편이 좋지않을까하는데.」
「이 이상, 대체 무슨 일을 하실 생각이십니까. 발산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저축이란 말을 좀 익혀주십시오!!」
「그렇게 나쁜일이 아니니까, 괜찮아. 그럼, 간다.」
「아, 저기. 이랑진군,」
그리고 목우의 저지의 말도 듣지않고, 이랑진군은 다시 술법 영창에 들어가버린다.
(이번엔, 대체 무슨 일이………?)
한참 천명전쟁을 벌이고 있을때, 더욱이 근일내로 천계내부에서도 반역행위가 행해질 급박한 상황인데, 그날 하루, 천계 전역이 대혼란에 빠졌다.
「…………」
그 뒤,
이랑진군이 다시 선술로 만들어낸 현상은, 이것이었다.
눈밑으로 펼쳐지는 운해(雲海). 보이는것 전부 짙고 선명한 감색의 밤하늘.
별의 깜빡임, 어둔 밤에 빛나는 유수(流水)의 빛.
밤이 오지않는 천계에, 밤이 온 것이다.
비는 완전히 개여있었다.
물을 퍼올려 만들어낸 인공적인 것이었기때문일까.
비개인 하늘은 정말로 깨끗했다.
그리고 비냄새가 조금 남아있는 기분 좋은 서늘한 공기속으로, 밤의 장막이 드리워진다.
그것은 상상이상으로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한때는 소란스러웠습니다만」
원래는 내리지않는 비가 천계전역에 쏟아진 것. 언제나 맑은 하늘인 천계 전역에 밤이 찾아온 것. 그야말로 혼란의 극치였다.
하지만,
(선인들은 익숙해지는것도 빠르네요.)
지금은 이 상황을 즐기는 선인들도 많다. 거의 드문 이 광경을 만끽하기위해 여기저기서 연회가 펼쳐지고 있다.
「한창 전쟁중인걸 잊은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조금, 두통이 일었다.
「그건그렇고… 뭐라해야하나. 그분께선 만사화려하시군요.」
이랑진군의 즐거운 웃음이 떠오른다.
놀라긴했지만, 그분의 그런 장난을 좋아하는 부분을 싫어하는건 아니다.
본인도 대성도, 극히 즐거워보였던 표정이 인상깊게 남았다.
「………」
분명, 한정된 시간이다.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사실에 역시 마음이 아팠다.
「자아………」
오늘밤뿐인, 이 한때.
(어떻게 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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