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Y. K ~ 신설 서유기 FD 연소전(아마존jp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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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일 2011년 4월 21일
FD 외전 소설집에 수록된 소설 중 하나입니다.
【누군가】를 그리고 있단건 금방 알 수 있었다. 왜일까. 그렇게 날카로운 성격은 아닌데.
친우에게 그 이야길 들었을때도 금방 납득했다.
ㅡ 아아, 그러니까 그렇게 슬픈 얼굴을 했던거구나.
그녀는 자기 절제가 강한 사람이니까, 그때문에 비밀로 숨기고 있었던거다.
그게 어떤 감정인지도 난 잘 모르지만.
특별한 마음이란 것, 그것만큼은 알았다.
복도 앞에 낯익은 모습을 발견했다.
금선자가 난간에 손을 얹고 멍하니 떠있는 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발견한 제천대성은 주위를 살핀 뒤 잠시 망설인다.
하지만 금방 표정을 달리하고, 최대한 명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금선자! 또 멍하니 있나. 무슨일이야? 나라도 괜찮으면 상담해줄게.」
「아, 대성…」
다가가자, 금선자는 쓴웃음을 지으며 돌아본다.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던것뿐, 아무 문제 없습니다. 대성은 잔걱정이 많으시군요.」
조금 부끄러운듯 미소짓는 금선자는 마치 소녀같아서
도무지 몇백 몇천의 긴 세월을 살아가는 선인으론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녀의 주위 에워싼 고귀하고 청렴한 기운.
이 천계에서 이만큼 청아한 선인이 달리 있을까.
(좀 콩깍지인가…)
너무 말이 과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한 자신이 부끄러워져서 머리를 부여잡자니, 금선자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대성이야말로, 무슨일이십니까? 뭔가, 걱정스런 일이라도 계신지…?」
「응? 아니, 좀 자기혐오라고 해야하나?」
「아니, 요 근래를 말한겁니다. 조금 우울하신것처럼 보여서….」
「에? 그래? 난 평상시 그대론데?」
고개를 붕붕 내저으며, 대성은 내심 작게나마 초조해하고 있었다.
금선자는, 남일에 관해선 날카롭다.
자신의 일을 뒤로 제쳐두는 성격이라 그런가.
(금선자가 알아맞히다니… 왠지 좀 분한걸…)
대성이 친구인 이랑진군, 양전한테서【어떤 이야기】를 들은건, 얼마전날의 일이다.
그건【금선자가 지상계로 내려가, 명계의 인물과 교류를 나누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양전은 원래부터 금선자의 행동을 염탐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건 그녀를 의심한다기보단, 보험 비슷한 일이다. 조금이라도 신경쓰이는 일이 있으면 밀정을 파견하는건 양전한텐 흔한 일이었고, 그의 높은 지위는 그런 경계심을 필요로 하는 부분도 있다. 그리 이상한일이 아니다. 대성은 그런 양전의 주의깊은 성격을 익히 알고 있다.
허나, 중요한건 그 내용이었다.
솔직히, 불온한 정보라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금선자……, 제 3세력 건 말인데」
「네? 네.」
「명계에서도 동료를 모으는건, 천계를 떠난 이후에 실행하기로 했었지?」
「네. 지상계에 흩어져있는 요괴도 많고, 천계에 있는 동안엔 명계의 인물들과 교류할수도 없으니까요. 지금 시점에서 명계의 인물과 연락을 취하면 그 즉시 반역자로 판단되서 움직이기 어려워질겁니다.」
「그렇지…」
그건 전에도 들은 적 있는 말이다.
금선자와 함께 제 3세력을 형성하기로 결의한 뒤, 며칠이 지났다.
천계 내부 협력자는 착실히 늘어가고 있었다. 일정 수가 모이면 그 이후엔 천계를 떠나, 지상계를 거점으로 행동하기로 했다. 양전의 정보가 확실하다면, 그런데 왜 금선자는【명계의 인물】과 교류를 나누고】있는걸까.
양전의 말을 들자면 밀회라도 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 허나【명계의 인물】이라고 쉽게는 말했지만 양전의 추측에 따르자면 그 상대인【명계의 인물】이란게 결코 단순한 인물이 아닌 모양이다.
「저기, 금선자」
물어야할까, 말아야할까. 고민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그녀다. 뭔가 생각이 있겠지.
결코 사리사욕이나 배신을 위한 행동은 아니다.
그것만은 단언할수 있었다.
「네? 무슨일이십니까, 대성(大聖). 조금전부터… 역시 무슨일 계셨습니까?」
진지하게 올려다보는 한쌍의 눈.
하지만 그녀가【제천대성】에게 보이는 그 눈에 드리워져 있는것은 우애다.
그 정도는 자신도 알고 있다.
「아니…, 양전 녀석이랑 싸워서, 그거 때문에 좀…」
「이랑진군과? 정말… 매일처럼 싸우시는군요, 당신들은.」
「하핫, 어쩌다보니」
「후후, 싸울수록 사이가 좋다고 말하잖습니까. 두분의 그런 관계, 정말로 부럽습니다.」
「그런가? 그치만 그녀석, 천계에 비를 뿌려보고 싶다느니 뭐라니, 날 끌어들여서 선술 실험을 하려 든다구.」
「천계에 비를…?」
「응. 지상계에도 명계에도 비는 내리지만, 천계는 아니잖아?【그러니까 내리게 해보자】고. 발상이 엄청 엉망이잖아?」
「그랬군요…. 재밌는 발상이로군요.」
「반드시 나를 괴롭히려 드는거라구. 물은 질색이라고 그렇게나 말했는데.」
「후훗,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문득 금선자는 말을 끊고, 눈을 감았다.
그 표정이 너무나 인상적이라 대성은 순간, 시선을 빼앗겼다.
금선자는 고개를 들어, 맑게 개인 하늘을 바라보았다.
「비는 매우 아름답답니다. 잎새사이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환상적이라…」
「………」
「비개인 하늘을 보면 기운이 납니다. 그러니 한번 정돈, 천계에 비가 내리는 모습을 보고 싶군요.」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생각하듯 금선자는 미소했다. 그 미소는 추억을 그리워하는 색조로 확실히【누군가】를 그리는 마음을 보이고 있었다.
욱씬, 가슴이 쑤시는 소리가 난다.
「금선자는 비를 좋아하는구나.」
「에………. 네, 넷. 좋아한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선인치곤 별난 소릴 하네.」
「그러게요. 이전에 지상계로 내려갔을때 비가 내린적이 있어서,」
온화한 음색, 부끄러워하는듯한 미소.
그녀는 깨닫지 못한걸까.
그 웃음이 얼마만큼 깊은 그리움을 담고 있는지를.
「그때 일이 마음속 깊이 남아 있어서… 그렇군요. 비는 좋아한답니다.」
「금선자, 그건…」
(비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함께 비를 보낸【누군가】를 사랑스럽게 여기는거, 아냐?
「대성(大聖)…?」
입밖으로 꺼내지못한채 말이 막힌 대성(大聖)을 향해, 금선자가 살짝 다가온다.
「저는,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나, 했습니다.」
「에?」
「죄송합니다. 새삼스럽지만… 그걸, 사과하게 해주세요.」
「거짓말이란게… 뭔데?」
「이전에 제 3세력을 만들고 싶단 이야길 당신에게 했을때. 저는【이 이야길 한건 당신이 처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랬었지…」
「그건, 거짓말입니다. 당신에게 얘기하기전에, 단 한번, 저는 그 이야길 한적이 있습니다.」
슬픈듯 미간을 찌푸리는 금선자를 보자, 다시 가슴이 죄인다.
계속 거짓말을 짓고 있을순 없다. 그렇게 생각한거겠지.
그녀는 성실하니까, 분명 그런걸꺼다.
하지만 지금 이때, 그 이야길 들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그녀석한텐… 거절당했구나.」
「네. 하지만, 제가 나아가려하는 길을 축복해주셨습니다.」
「그래…」
「대성. 지금의 이야기말고 당신에게 떳떳치 못한 일은 결코 없습니다. 제가 당신을 속이는 일은 무엇 하나 없습니다. 저를… 수장으로서, 믿어주실수 없으십니까?」
「금선자…」
늠름한 눈동자가 대성을 똑바로 꿰뚫어본다.
각오를 담은 그 찬란함에 결코 거짓은 없었다.
(예컨대…. 명계의 녀석과 만나고 있었단 것도 뭔가 이유가 있다는건가.)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말대로【떳떳하지 않은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럼… 자신은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래. 난 당신을 믿어. 하지만 믿기 때문에 부탁할게. 만약 무슨일이 있다면 오늘처럼,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까 나한테 착실히 가르쳐줘.」
「네. 꼭 그러겠습니다.」
「그리고…, 하나 물어봐도될까?」
「뭔가요?」
「맨 처음 제 3세력 참가를 거절한 녀석…」
「………」
무슨 말을 들을련지 긴장한듯 금선자는 작게 자세를 고친다. 그 반응에 문득 웃고, 대성은 평소처럼 쾌활한 웃음을 보였다.
「같이, 비 본 녀석이지?」
「에……,」
예상외의 질문을 받은탓인지, 그녀의 눈이 조금 커졌다. 대성은 쓴웃음을 짓는다.
「아, 네…. 그렇습니다. 어쩌다보니, 함께 있어서…」
「역시 그렇구나.」
「저기, 대성? 어떻게 아신겁니까?」
「응? 남자의 감.」
「???」
고개를 갸웃거리는 금선자를 보며 대성은 웃는다.
그리고 휙하고 뒤돌아 등진다.
「대성?」
「나도 말야, 천계에 비가 내리리는거, 좀 보고싶어졌어. 양전을 찔러볼래.」
「네? 물은 괜찮으신겁니까…?」
「하핫, 뒤집어쓰지만 않으면 괜찮아. 게다가 나도 당신이랑 보고싶으니까.」
「네?」
「비가 개였을 때의 하늘. 예쁘다고했잖아?」
「아………. 네, 이랑진군께 잘 전해 주십시오.」
금선자가 미소짓는 느낌이 들었다. 대성은 등뒤로 그것을 느끼며 그 자리를 뒤로 했다.
그녀가 누군가를 그리고 있단건 보면 안다.
그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시선이 그녀를 쫓고 있는 이유 역시, 당연히.
그리고 최소한 그녀가 그리는 【누군가】역시 마찬가지로 그녀를 그리고 있겠지.
그걸 알자, 굉장히 복잡한 기분이 됐다.
기쁜듯, 혹은 분한듯한 느낌.
분명 금선자는 수라의 길을 간다.
혼자서는 서있을수조차 없을 정도로 크나큰 슬픔과 괴로움과 맞서야한다.
그때 자신이 그녀에게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존재인것만으로 충분하다.
설명 마음을 지킬수는 없다해도, 그 혼만은.
그 무엇과 바꾼대도, 내가 지켜보일테니.
(그러니까, 웃고 있어줘.
설령…… 다른 이에게 향하는 웃음이라도 좋으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단것이 제천대성은 조금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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