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게임/우울한 일요일 - Sombre Dimanche -]
발매일 : 2008년 8월 23일 공식홈
홈페이지 스폐셜 SS 1탄 【 I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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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만약에 세이토가 쌍둥이 동생으로 실존했다면?
「내가 1등이었어」
그 말과 함께 거실 소파에서 편안이 누워 있던 세이토의 코끝으로 내밀어 진 것은 기말고사 성적표였다.
이름은「나루세 마사토」. 학년 순위 「1등」였다.
덧붙여 세이토의 성적표에는 「3등」이라고 인쇄되어 있었다. 학년 수석을 함락당한지 이럭저럭 2년만이다. 그 결과와는 반대로 성적표를 손에 든 마사토의 태도는 극히 본의 아니어 보였다.
집어 오자마자 소파 앞에서 우뚝 선 그 얼굴은, 미간의 주름이 2할 정도 늘어 한층 더 찌푸린 표정이었다.
「헤에, 좋겠네. 축하해」
「좋지 않아. 네가 『질렸다』느니 뭐니 하며 시험을 한 과목 팽개치고 돌아가니까 이런 순위가 되는 거라구. 원래라면 네가….」
「이상한 걸. 내가 1등이길 바랬던 것처럼 들려」
희미하게 놀림조로 말하자, 좀 더 잔소리를 계속하려 했던 마사토는 욱하고 말이 막힌 모양새로 침묵했다.
뭐라 말하고 싶은 듯 입을 열고서는… 아무것도 생각나는게 없는지 말없이 똑같이 생긴 동생을 쏘아본다.
벗은 교복 웃옷을 평소보다 거칠게 소파에 내던지고서, 그 작은 등은 부엌으로 사라졌다. 순간적으로 욕설을 떠올리지 않는 것이 형답다면 형답다. 어쩌면 본인은 지금도 숙고중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제야 세이토는 냄비를 올려 놨었던 것을 떠올렸다. 안은 드물게 하교 도중 샀던 우유.
「냄비, 넘칠 것 같으면 좀 부탁해」
짧게 부탁하자 부엌에서 「알아서 끄는 게 어때」하고 한숨 섞인 항의 소리가 대답했다. 하지만 그 등은 성실하게 가스 위의 냄비를 들여다보고 있다. 뭐든 오냐오냐 해주는 것이 습관으로 익어버린 행동이다. 이것도 뭐, 형이 형인 탓이겠지.
「별일이네. 밀크티라도 마시게?」
하얀 셔츠 소매를 걷어, 홍차 캔을 쥔 채 마사토가 묻는다. 누워 문고본을 들고 있던 세이토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 카페오레로 해줄래? 설탕은 많이」
그 주문에 뒤돌아본 마사토가 의외라는 표정을 짓는다.
「정말 별일이네. 네가 카페오레라니」
「형이 마시는 거야.」
――끓어 넘쳤다.
다급히 가스 불을 끈 마사토는 눈초리를 치껴드고 세이토를 돌아본다.
하지만 항의의 목소리가 튀어 나오는 것보다 먼저, 세이토가 가로 막듯 말했다.
「최근 밖에서 해결하고 왔다면서 제대로 식사도 안 하잖아? 보면 알아」
온도가 없는 싸늘한 목소리가 되었다.
부엌에 선 형한테서 껄끄러운 침묵이 돌아온다. 정곡인 모양이다.
「형은 거짓말을 너무 못해.」
반쯤 질린채로 세이토가 중얼거린다.
체념한 걸까, 한숨과 함께 냄비장갑을 든 마사토의 옆얼굴에 쓴웃음이 스며나왔다.
「요 전에 후배한테도 그 비슷한 소리를 들었어.」
「헤에. 누구?」
「도서위원 후배에, 육상부에 있는 녀석인데.」
「히노 마키?」
「뭐야, 알아?」
뒤돌아본 마사토가 놀란 표정을 한다.
책을 덮은 세이토는, 조금 깊히 숨을 들이켰다.
작게, 억양을 누른 목소리를 만든다. 그 섬세한 변화를 눈 앞의 형이 눈치챌 리는 없지만.
「요 전에 방과후 도서실에서 같이 작업을 했었지? 무책임한 고문이 일을 떠넘겨서, 그 일을 하는 도중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돌아온 침묵은 놀람보다 감탄이 더 짙었다.
그 손에는 「설탕이 많은 카페오레」가 무사히 완성을 맞이한 모양이다.
머그컵을 한손에 들고 부엌에서 돌아온 마사토는 정면 소파에 앉아, 빠안히 세이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뭐야?」
「변함없이 뭐든 다 아는 구나, 너는.」
쓴웃음 섞인 목소리로 마사토가 말했다.
그 손에 든 머그컵에서 희미하게 하얀 김이 피어 오른다.
목소리와 비교하자면 꽤나 부드럽게 웃게 되었다…. 세이토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변화도, 본인은 눈치채지 못하겠지만.
「나는 앞으로도 계속, 네게는 거짓말을 못 할 것 같아」
그렇겠지. 그렇게 말하려 했지만, 목소리가 흐려졌다.
들어올린 한팔로, 두 눈을 가리며 눈꺼풀을 감는다.
형광등 빛이 그늘지고, 다음 순간 시야 전부가 눈꺼풀 아래의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순식간에 둘이서 함께 하는 이 시간이 찰나의 꿈 같아서…….
그런데도 지금은 아직 깨어나고 싶지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