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본격 구리구리한 게임 번역(3)
* 키요하루 루트 공통 루트입니다.
[츠유하] …………….
몸을 거듭 침식해 나가는 반점,
이 이상 못 본척 할 순 없다.
보이지 않는 어둠이 점점 다가온다…….
지금 모른척 하면, 머잖아 나를 집어 삼키고 말겠지…….
[츠유하] 나 혼자선…, 이젠 감당할 수 없어….
누군가에게……, 상담하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키요하루의 웃음.
태양과도 같은 웃음에 힘을 얻어,
나는 어떤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츠유하] 여보세요…. 츠유하인데.
밤 늦게 미안.
[츠유하] 실은 상담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만나기로 한 장소에 도착하자
그는 벌써 도착해, 벤치에 앉아 있었다.
[츠유하] 와줘서 고마워.
[소우시] 신경 쓰지마.
무슨 일, 있었어……?
[츠유하] 실은…….
나는 어깨의 반점이 점점 번져가는 사실을
소우시에게 숨김 없이 털어 놓았다.
키요하루에게는
도저히 상담할 수 없는 일이였다.
그의 웃음을 흐리게 만들고 만다….
그렇게 생각하자, 도저히 그에게 기댈 수가 없었다.
[소우시] 목이라…….
그렇게까지 퍼졌을 줄은 생각도 못했어.
[츠유하] ………………….
눈 앞의 소년이 보이는 험악한 표정이,
자신의 현 상황이 그닥 좋지 않음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한숨으로 들리는 숨을 작게 내뱉고서,
소우시는 이제 됐어, 하고 짤막하게 고했다.
그에게 보이기 위해 살짝 헤쳐둔 옷자락을 바로 잡고서,
나는 근처 벤치에 걸터 앉았다.
[소우시] 보통……, 만날 때에는
이런 식으로 반점은 떠오르지 않았지?
[츠유하] 응….
낮에는 깨끗하게 사라져 버려.
[츠유하] 밤이 되면…, 열과 함께 떠올라서
내게… 악몽을 보여줘.
[소우시] …………….
[츠유하] 미안…….
당신에게 상담해봤자, 짐만 될 거란건 알고 있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내 안에 담아 둘 수만 있을 정도로
가벼운 상황이 아니란건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츠유하] 나……, 어쩌면 좋지……?
조금씩, 퍼져가…….
아직, 더위가 남아있는 밤이라서 그런걸까.
손바닥에 축축하니 땀이 베인다.
[츠유하] 어젠 잠이 안와서 눈을 감았더니…,
눈 앞에 커다란 뭔가가 나올 것 같아서….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어서…….
[츠유하] 누군가에게 상담하지 않고선 견딜 수 없었어.
나 혼자 다 끌어 안을 수가 없었어…….
[소우시] 당신은…, 내게 상담하면서
역으로 더 괴로워 보여….
[츠유하] 에…….
[소우시] 당신의 그 반점이 저주라면,
그건 그 때 말을 건 내 책임이야.
[소우시] 그러니까, 당신이 민폐라고 생각할 필욘 없고.
좀 더 책임을 밀어 붙여도 된다고 생각해.
[츠유하] 꽤나…, 어른 스러운 표정을 하네.
[소우시] 뭐야, 갑자기.
[츠유하] 미안.
단지……, 마치 지금 상황을 상정하고 있었던것처럼
순순히 받아들이니까…….
내가 참지 못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차분한 태도였다.
[소우시] 설마.
하지만…, 그렇군.
[소우시] 우리들에게도 당신의 그 반점처럼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
[소우시] 그러니까……,
혹여나 싶었어.
[츠유하] 변화……?
[소우시] ………….
소우시는 순간 뭔가를 생각한 다음,
나를 안심시켜주듯 부드럽게 웃었다.
[소우시] 당신이 신경 쓸 일은 아냐.
이 이상, 짐을 짊어질 필욘 없어.
괜찮아. 우리들끼리 어떻게든 할게.
[츠유하] …………….
우리들이라니…….
그 속엔, 키요하루도 포함되어 있어?
[츠유하] 소우시. 하나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
이 반점……, 키요하루한텐 말하지 말아줘.
[소우시] 이유……, 물어봐도 될까?
그렇게 물으면서도,
그는 분명 내가 그 말을 꺼낼 거란 것을 예감하고 있었던 거다.
그러니까, 뭔가를 확인하려 하고 있다.
[츠유하] 솔직히……. 이 반점이 뭔진 아직 잘 모르겠어.
[츠유하] 하지만, 이게 좋지 않은 거라고 한다면
관여하게 하고 싶지 않아.
[츠유하] 그 웃는 얼굴을……, 흐리게 만들고 싶지 않아.
[소우시] 알겠어………….
키요하루한텐 비밀로 해둘게.
[츠유하] 미안.
소우시한테, 이것저것 떠넘겨서…….
[소우시] 난 됐어…….
원래부터 그럴 생각이였고.
[소우시] 게다가…, 당신의 의견.
키요하루를 관여케 하고 싶지 않다는거,
나도 찬성이야.
[츠유하] ……………
[소우시] 그……,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거, 그만둬 줄래?
[소우시] 뭐……, 지금은 비밀로 해두고 싶을 뿐.
다만…, 앞으로 당신은 알게 될거라곤 생각해.
[츠유하] 뭘………?
소우시는 방금 전부터, 무슨 말을 하려 하는 거야?
[소우시] 키요하루 녀석……,
당신을 맘에 들어 해.
[소우시] 그러니까 만약, 당신에게 그럴 맘이 없다면…….
[소우시] 거리를 취해 줬으면 해.
[츠유하] 에…….
[소우시] 키요하루를 포함해, 우리들에겐…….
당신에겐 말하지 않은 비밀이 있어.
[소우시] 당신에게 그걸 들키게 되면,
키요하루가 그걸 참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되지 않아.
[소우시] 그러니까…….
[츠유하] 서로가, 서로를 상처입히지 않도록…….
그런 의미야…?
[소우시] ……………….
[츠유하] 나……, 왠지 모르겠지만.
어림풋히 깨닫고 있었어.
[소우시] 에……?
[츠유하] 그 땅에서, 우리들이 만난 그게
단순한 우연이였던건지, 필연이였던 건지…….
[츠유하] 그런건 몰라.
하지만, 당신들이였기 때문에
그 땅에서 만났던거라고 생각해…….
우연히 거리에서 만나는 것과는 질이 다르다.
그 땅은, 뭔가가
토지 자체의 존재를 감추고 있었다.
그러니까,
[츠유하] 내가 모르는, 키요하루의……,
당신들의 비밀을 알게 된다는 것은…,
나 자신을 알게 되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어.
[소우시] 그런가…….
[소우시] 당신 말야.
겉보기랑 달리 꽤나 완고하다랄까, 드세네.
[소우시] 응. 알겠어.
일단 반점 건은 진전이 있으면 알리도록 할게.
그러니까, 조금만 더 얌전히 기다려 줘.
[츠유하] 응……. 고마워.
Posted by 11124314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