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n/TheRAYS]4장-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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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n/TheRAYS]

4장-8화

 

 

 

 

[밀리나]
슬레이 씨는 아직 여유가 있어 보여.

[익스]
굉장하다.
강하고 박식하고 상냥하기까지.
그런데 나랑 동년배라고?

[익스]
저거야말로 「세계를 구할 역할」을 짊어질만한 인물이란 생각이 들어.

[익스]
나도 슬레이처럼 될 수 있을까나…….

[밀리나]
지금의 익스도 충분히 굉장해.
그야말로 「세계를 구할 역할」을 짊어지기에 충분한 인물.
그러니까 게피온 님도 이 임무를 맡겨주신 거겠지.

[익스]
난 아직 한참 부족해.
뭐랄까… 슬레이한텐 안정감이 있잖아?

 

 

[익스]
슬레이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들어.
나는 「세계를 구할 역할」을 지닌 인간으로서 그릇이 너무 작은 거 같다고――

 

[슬레이]
나는 그렇게 대단한 녀석이 아니야.

[밀리나]
슬레이 씨.

[익스]
어…… 혹시.

[슬레이]
미안, 들었어.

 

[익스]
아니…… 괜찮아.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슬레이]
들어 줘, 익스.
익스, 네 그릇은 작지 않아.

 

[슬레이]
익스는 익스잖아.

[익스]
나는 나……?

[익스]
그런가?
솔직히 나는 그렇게 간단히 털어낼 수—

[슬레이]
응, 그러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

 

 

[익스]
어?
하지만 이런 건 그릇이 커야 되는 거 아닌가……?

[슬레이]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해.
극단적으로 말해 아무래도 상관없어.

 

[슬레이]
익스 네가 제일 소중히 여기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만 잊지 않으면.

[익스]
제일 소중하고 좋아하는 것……?

[슬레이]
내가 도사(導師)가 되어 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은—

[슬레이]
마을 사람들이나 동료들이 평화롭게 살길 바랐기 때문이야.
대충 한마디로 말하자면.

[익스]
……….

 

[슬레이]
하지만 그를 위해 「빙마(憑魔)를 정화하자」거나 「좀 더 강해지겠다」는 목표에 너무 몰두하면――

[슬레이]
정말로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어느샌가 흐려지고 말아.

[밀리나]
왠지 모르게 알 거 같아요.
수단이 목적으로 변해버리는 것….

 

[슬레이]
응.
그렇게 되면 그 외에도 많은 일들이 잘 안 풀려서, 엄청 고민하고 괴로워지게 돼.

[슬레이]
난 그렇게 될 뻔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친우와 동료가 말해줬어.
넌 뭘 하고 싶은 거냐고.

[밀리나]
슬레이 씨한테도 그런 일이…….

 

 

[슬레이]
네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세계를 구하는 일」이 아니지?
나도 전에 그랬거든.

[익스]
그건… 그래….
내가 「제일 소중히 여기고 좋아하는 일」이라…….

[익스]
나는 밀리나가 걱정이고… 세룬드 사람들도 지키고 싶고, 평범한 매일을 잃고 싶지 않았어….

[밀리나]
……익스.

 

[슬레이]
아마 사람들 대부분이 그래.
제일 소중한 것들이란 보통 자기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니까.

[두 사람]
……가까이 있는 사람.

[슬레이]
사람마다 그것을 잊거나 직시하지 못하거나, 받아들이기도 하겠지. 하지만 그런 건 사람마다 달라도 된다고 생각해.

[슬레이]
굉장히 잘난 척 떠들었지만….

 

[익스]
그렇지 않아.
고마워, 슬레이…….
아, 매번 고맙다는 말만 하게 되네.

[밀리나]
후훗. 응.

[익스]
좋아! 가자, 슬레이.
시간을 빼앗아서 미안.

 

[슬레이]
괜찮아.
우린 동료잖아.

 

 

[익스]
동료……!
그래! 그랬지!

[슬레이]
자아!
광마(光魔)의 거울까지 이제 곧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