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샘의 위치가 판명된 다음—
[미츠미네 유카리]
(이렇게 방에 줄곧 틀어 박혀 있는 것도 좋지 않으니,
잠깐 산책 좀 하고 오자.)
[미츠미네 유카리]
앗! 비, 빌리 씨…?!
어째서 제 방 앞에….
[빌리 칸]
어이, 어디 갈 생각이야?
[미츠미네 유카리]
네? 저기, 잠깐 여관 안을 산책하고 올까 해서요.
선물로 사갈 게 있으면 좀 보고 싶어서.
[미츠미네 유카리]
(갑자기 왜 이러시지, 빌리 씨…?)
[빌리 칸]
안 가?
두고 간다.
[미츠미네 유카리]
네? 넵! 갈게요!
[빌리 칸]
정말 아무것도 안 사도 되겠어?
갖고 싶은 게 있었잖아.
[미츠미네 유카리]
이렇다할 물건이 있었던 게 아니라
그냥 둘러보기만 해도 충분했던 거라 괜찮습니다.
[미츠미네 유카리]
(그보다, 빌리 씨가 신경 쓰여서
그렬 겨를이 아니없었다고 해야하나….)
[빌리 칸]
다음은 어디야?
[미츠미네 유카리]
음…, 갈 곳은 확실히 있지만….
[미츠미네 유카리]
(이거 혹시… 호위이신 건가?)
[미츠미네 유카리]
(걱정해 주시는 건 고맙지만
이 다음 장소까지 따라오면 좀 곤란한데….)
[미츠미네 유카리]
빌리 씨,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여기라면 안전할 거예요.
[빌리 칸]
…….
[미츠미네 유카리]
(우우…. 빌리 씨의 이 표정, 하나도 납득하신 표정이 아니네.)
[미츠미네 유카리]
저, 저기…!
[빌리 칸]
뭐야.
[미츠미네 유카리]
이, 이 뒤엔… 씻으러 갈 예정뿐인지라…
오늘은 이제 괜찮습니다…!!
[빌리 칸]
………!!
[미츠미네 유카리]
정말로 고마웠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럼 나중에 봐요.
[미츠미네 유카리]
(…다행이다. 목욕탕까지 따라오시면
어쩌나 싶었어….)
[미츠미네 유카리]
(후우…, 좋은 탕이었네.)
[미츠미네 유카리]
빌리 씨?
설마 계속 여기서 기다리셨던 건가요?!
[빌리 칸]
여기 있으면 수상한 녀석은 못 들어갈 거 아냐.
[미츠미네 유카리]
그렇긴 하지만….
[미츠미네 유카리]
(여탕 입구에 쭈그려 앉아 있는 빌리 씨가
충분히 수상한 사람이 아닐까요…?)
[미츠미네 유카리]
(앗, 역시 복도 저쪽에서
손님이랑 직원분이 이쪽을 쏘아 보고 있어…!!)
[빌리 칸]
뭐야…? 뭐 신경 쓰이는 일이라도 있어?
[미츠미네 유카리]
으, 음….
[미츠미네 유카리]
(신경 쓰이는 거야 잔뜩 있지만요…!)
[미츠미네 유카리]
(그건 그렇고 좀 전에 나중에 보자곤 했지만… 설마
이렇게 빨리 다시 보게 될 줄 몰랐네….)
[빌리 칸]
방으로 돌아갈 때까지 무슨 일이 있을 지도 모르잖아.
바래다 주지.
[미츠미네 유카리]
(이렇게까지 해주시는 데 거절하는 것도
오히려 죄송하겠지?)
[미츠미네 유카리]
고맙습니다.
[빌리 칸]
고맙단 말은 필요 없어.
이건 내가 당신한테 진 빚을 갚고 있는 거에 불과하니까.
[빌리 칸]
상대한테 빚을 만드는 건 이류나 하는 짓이야.
일류는 빚을 지지 않는 법이지.
[빌리 칸]
하지만 빚을 진 이상 반드시 갚는다.
그게 나 자신에게 내린 절대적인 규정이야.
[미츠미네 유카리]
빚이라니? 그게 뭔가요?
[빌리 칸]
당신한텐 위기감이 부족해.
당신이 사라지면 난 당신한테 영원히 빚을 갚을 수 없게 된다고.
[빌리 칸]
…이건 그러니까
그 일환에 불과한 거야.
[미츠미네 유카리]
(빌리 씨가 말씀하시는 ‘빚’이 뭔진 잘 모르겠지만,
내가 걱정되신다는 거겠지?)
[미츠미네 유카리]
(빌리 씨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자상한 분일지도….)
[빌리 칸]
자, 도착했다.
[미츠미네 유카리]
바래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빌리 칸]
고맙단 말은 필요없다고 했잖아.
자, 얼른 들어가.
[미츠미네 유카리]
(또 주저 앉으셨네….)
[미츠미네 유카리]
(혹시나 싶지만…
계속여기서 대기하실 생각이신가?)
[미츠미네 유카리]
저기, 무리하진 마세요.
안녕히 주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