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본격 구리구리한 게임 번역.
* 치아키 루트.
문 앞에서, 손잡이를 잡고 멈춰선다.
[치아키] 후우…….
아직 조금 문은 차가워서, 평소때보다 무겁게 느껴졌다.
[치아키] 다녀왔어…….
[타카오미] 어서와…….
츠유하랑은 얘기, 나눴어?
침대에서 책을 읽고 있던 타카오미가
책을 옆에 두고, 맞이해 준다.
[치아키] 내가 그녀를 만난거, 어떻게 알았어.
[타카오미] 오늘 점심 쯤이려나……,
치아키를 만나러, 그녀가 여길 찾아왔으니까.
[치아키] 츠유하가……?
[타카오미] 그래.
그래서…, 분명 나랑 얘기한 다음
치아키를 찾으러 가지 않았을까 해서….
[치아키] 그런가….
[타카오미] 얘기 하고 왔지…?
평소와 다를바 없이,
어딘지 졸려 보이는 타카오미의 눈은
그럼에도 내 말을 재촉하고 있었다.
[치아키] 응. 여러모로 혼났어….
츠유하와의 대화를 떠올린다.
그녀와는 만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나를 알고 싶다고, 말해 줘서…….
시간 같은거 상관없이, 그녀가 나를…,
내 자신을 봐 주려 하는 것이
기쁘고, 그리고
너무나도 무서워져서…….
나 자신조차 몰랐던 것.
아니, 눈을 도릴려 했던 것을,
그녀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타카오미] 치아키는……, 츠유하한테서…
계속 도망치는 걸로 괜찮겠어…?
[치아키] 설마…….
그런 식으로 말할 줄 몰랐어.
[치아키] 내가 도망치는 것을…
항상 말없이 보고 있었으면서.
[타카오미] 뭐어…, 그렇지.
흥미도 없었고.
[치아키] 흥미라고 할까………,
네게 그런건, 상관 없는 것 뿐이잖아?
[타카오미] 응.
별로 모든 것을 안다고 해서
딱히 뭔가가 변하는 것도 아니고.
[타카오미] 치아키가 듣고 싶다고 한다면 얘기할테고,
듣고 싶지 않다면 가만히 있을테고.
[치아키] 응…, 그렇네.
너는, 그렇게 나를… 기다려 줬었지.
츠유하가 등을 떠밀어 준 덕분에…,
그런 간단한 것을 겨우 깨달아서…….
[치아키] 왠지 말이지~…….
나 지금 엄청 한심한 느낌?
[타카오미] 새삼스러운 소릴 하네.
딱히…, 뭔가가 변한건 아니다….
결국 나는 여전히 겁쟁이고,
각오라던가 그런거, 전혀 생긴 것도 아니다.
하지만,
츠유하의 말은 정확하게 푹 박혀서
통증을 부른다.
하지만, 아픔이 있기 때문에
사람은 움직일 수 있는 걸지도 모른다.
[치아키] 저기, 타카오미…….
[타카오미] 왜?
[치아키] 우리들…, 친구지…?
[타카오미] 친구야….
새삼 던진, 의미 심장한 물음에도
타카오미는 태연히 즉답해 준다.
사뭇, 당연하다는 듯…….
아니, 처음부터 당연한 일이였다.
[치아키] 그런가…….
[타카오미] 어째서, 그런 얼굴을 해?
[치아키] 엣? 그런 얼굴이라니…….
어떤?
[타카오미] 안심한 듯한 얼굴을 했으니까.
[치아키] 나……, 그런 얼굴을 했구나…….
타카오미는 평상시처럼 담담해서,
그 차분함이나 그 어른스런 모양새에
나는 언제나 안심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그 타카오미의 변치않는 강함에
기대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타카오미] 치아키는……, 조금 변했네.
[타카오미] 츠유하의 영향?
[치아키] 응…….
타카오미의 말 대로다.
나 자신에게 뭔가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등을 밀어준 그녀의 영향이다.
[치아키] 그렇다고 생각해…….
내가 항상, 타카오미네에 대해 모르는 척 했던 것처럼.
타카오미도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척 하며
내 작은 변화를 눈치채 줬다.
그게, 단순하게 기뻤다.
[치아키] 타카오미…. 물어봐도 될까?
나는, 겁쟁이다.
그것을 변명 삼아, 명랑하게 행동해
타카오미네와 거리를 유지해 왔다.
[치아키] 너희들에 대해서, 가르쳐 줘.
그 때의, 하루에 대해서도.
사실은 좀 더 내딛지 않으면 안된다.
타카오미 네와 친구로 있기 위해서라도…….
[치아키] 모두에 대해…, 나도 알고 싶어.
사실을 가르쳐 줘.
[타카오미] 응…, 좋아.
츠유하도 같이?
여기서, 일순의 틈 없이
물론하고 대답할 수 있다면 분명 멋질텐데.
하지만, 그렇게나 바로 변하는건 무리다.
[치아키] 응……….
그녀가, 내 등을 밀어 줬으니까…….
조금이라도 응해 주고 싶어.
[타카오미] 치아키는 역시 여전히 겁쟁이네.
하지만, 치아키 치고는 용기를 낸 편이려나.
[치아키] 하하, 오늘만큼은……,
반박의 여지가 없네….
[치아키] 뭐어…, 응. 여전히 겁쟁이야.
하지만… 천천이라도 좋다고…, 분명 그렇게 말해줄거니까.
[타카오미] 그러네…….
앞으로 알 진실이
결코 깨끗한 것이라곤 생각치 않는다.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른 채
방관자인 채로 있으면,
나는 분명……,
훨씬 더 괴로워진다.
그러니까…….
[치아키] 나는 이제 더 이상….
도망치고 싶고 싶지 않아….
이 이상, 그녀를
상처 입히고 싶지 않으니까….
Posted by 11124314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