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가미 이오리]
오늘도 왔나.
네놈도 끈질긴 녀석이군. 들어와라.
[미츠미네 유카리]
죄송합니다, 실례할게요.
[미츠미네 유카리]
(이세에 갈지 말지를 생각해야 하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절로 이곳을 향했어.)

[고양이]
냐앙!
[미츠미네 유카리]
후훗, 짜아 짱. 완전히 기운을 차렸구나.
[야가미 이오리]
그래.

[미츠미네 유카리]
이거, 오늘 식사입니다. 드세요.
[야가미 이오리]
그런가….
…….
[미츠미네 유카리]
(야가미 씨…, 일단 드셔주긴 하시는데…
입에 맞으신건가?)
[미츠미네 유카리]
(꽤나 여러 번 가져다 드렸는데,
항상 아무말이 없으시단 말이지…. 으음…)

[야가미 이오리]
뭐냐…? 왜 남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지?
[미츠미네 유카리]
아, 아뇨. 입에 맞으신지 아닌지 신경 쓰여서요.

[야가미 이오리]
불만은 없다.
[미츠미네 유카리]
그럼 다행이네요.
…….
[야가미 이오리]
…….
[미츠미네 유카리]
(우우…, 거북해….
뭔가 대화할만한 거 없을까…?)

[야가미 이오리]
네놈, 어째서 표정이 우울하지?
[미츠미네 유카리]
네? 아, 그게… 아무 말 없는 것도 안 좋을 거 같아서
뭔가 화제를 찾던――
[야가미 이오리]
그게 아니라. 여길 왔을 때부터,
우울한 표정을 하고 있었을 텐데.
[야가미 이오리]
마치 고민거리가 있다고 말하는 양.

[미츠미네 유카리]
고민…. 네, 맞아요.
[야가미 이오리]
하찮은 소리. 망설임은 그저 족쇄에 지나지 않는다.
[미츠미네 유카리]
하지만 만약 실수라도 해서 모두에게 폐를 끼치는 게 아닐까 생각하면
망설이게 되어 버려요.

[야가미 이오리]
…그건 쿄와도 상관이 있는 일인가?
[미츠미네 유카리]
쿄 씨뿐만이 아니에요.
이 세상 모든 사람과 상관이 있는 일이에요.
[미츠미네 유카리]
물론, 야가미 씨와도.

[야가미 이오리]
…….
[미츠미네 유카리]
믿기지 않으실 지 모르겠지만,
이 세계를 멸망시키려 하는 사람이 있어요.
[미츠미네 유카리]
그리고 제게는 그 사람을 막을 힘이 있을 지도 모르고요.
[미츠미네 유카리]
하지만 아직 확신이 없어요.
아니, 제 자신의 힘을 믿을 수 없어요….
[미츠미네 유카리]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해서,
모두에게 폐를 끼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불안해져요.

[야가미 이오리]
힘이라.
그래서? 네놈은 어쩌고 싶은 거지?
[미츠미네 유카리]
물론, 제 힘으로 모두를…
세계를 구할 수 있다면 그러고 싶어요.

[야가미 이오리]
…….
[미츠미네 유카리]
죄송합니다. 갑자기 이상한 이야기를 해서.

[야가미 이오리]
고민이 있냐고 물은 건 나다.
무어 사과할 필요가 있지?
[미츠미네 유카리]
죄송합… 앗.

[야가미 이오리]
…흥.
[미츠미네 유카리]
(야가미 씨, 내 기운을 북돋아주려고 하신 건가…?)

[고양이]
냐앙.
[미츠미네 유카리]
후훗. 짜아 짱. 즐겁게 놀고 있네요.
[야가미 이오리]
그래.

[미츠미네 유카리]
저건 종이로 만든 공?
야가미 씨가 만들어 주신 건가요?
[야가미 이오리]
만들었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미츠미네 유카리]
(후후, 그래도 재밌게 노네.)

[고양이]
냐야.
[미츠미네 유카리]
왜? 이거 펴줘?
보자….
[미츠미네 유카리]
이건… 밴드 홍보지?
야가미 씨, 이런 음악을 들으시나요?
[야가미 이오리]
아니. 이건 그냥 지도 대신이다.

[미츠미네 유카리]
지도?
[야가미 이오리]
그래. 여기 라이브 하우스에서 연주하게 됐는데
길이 꽤 복잡할 거라면서 떠넘기더군.
[미츠미네 유카리]
연주?!
혹시 밴드 하시나요?!
[야가미 이오리]
어.

[미츠미네 유카리]
(야가미 씨가 밴드…?!)
[미츠미네 유카리]
저기… 기타? 아니면 보컬인가요?

[야가미 이오리]
베이스다.
[미츠미네 유카리]
베이스….
[미츠미네 유카리]
(야가미 씨가 베이스를 켜? 어떤 느낌일까.
실례지만, 전혀 상상이 안 가….)

[야가미 이오리]
흥미가 있나?
[미츠미네 유카리]
아, 네. 야가미 씨가 어떤 연주를 하시는지
신경 쓰여요.

[야가미 이오리]
오겠나?
[미츠미네 유카리]
네?
[야가미 이오리]
라이브.
티켓을 준비해주지.
오고 싶다면 와라.
[미츠미네 유카리]
그, 그래도 되나요?! 고맙습니다.
얼마인가요?

[야가미 이오리]
그런 건 필요없다.
[미츠미네 유카리]
하, 하지만….
▶ 밥값이다. 라고 번역하는게 더 자연스러울 거 같은데 어흐흑.. 그럼 너무 거칠어..ㅠㅠ
[야가미 이오리]
밥에 대한 답례다. 솔직하게 받아가라.
[미츠미네 유카리]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미츠미네 유카리]
(야가미 씨의 라이브…. 어떤 라이브일까?
기대된다….)

[미츠미네 유카리]
(이제 곧 시작인가…?
왠지 가슴이 두근거려.)

[여성A]
이오링!! 얼른 나와줘~!!
[미츠미네 유카리]
(이, 이오링…?
야가미 씨, 인기 있구나….)
[여성A]
이오링을 볼 수 있다니, 오래간만이네~!
요 전 라이브, 티켓을 못 샀거든.
[여성B]
프리미엄이 붙었다며? 이번 라이브도 바로 다 팔렸대~.
우린 진짜 운이 좋아.

[미츠미네 유카리]
(그렇게 인기 있는 라이브야…?!
그런데 티켓을 준비해주시다니…)
[미츠미네 유카리]
(죄송하지만, 모처럼 받은 티켓이니까
한껏 즐기고 가자.)


[보컬]
다들 시부야를 즐기고 있어?!
[보컬]
오늘은 야가미도 있다구!

[야가미 이오리]
…….
[미츠미네 유카리]
(야가미 씨, 스테이지 위에서도 엄청난 존재감이네….)

[야가미 이오리]
………시작한다!

[미츠미네 유카리]
(야가미 씨의 목소리로 시작된 스테이지는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미츠미네 유카리]
(스테이지 위의 야가미 씨는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 없는
정열적인 표정으로 베이스를 연주했다.)
[미츠미네 유카리]
(왠지 스테이지 위에 있는 야가미 씨한테서
눈을 뗄 수 없어….)
[미츠미네 유카리]
(능수능란하게 움직이는 긴 손가락, 기타와의 세션,
라이트 아래 빛나는 베이스 솔로….)

[야가미 이오리]
…….
[미츠미네 유카리]
.......!
[미츠미네 유카리]
(혹시 야가미 씨를
계속 보고 있었던 게, 들켰나…?)

[미츠미네 유카리]
(으으음…, 끝나면 여기서 기다리라고 하셨는데….)
[미츠미네 유카리]
(어떤 표정으로 만나야하지? 야가미 씨, 내가 알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어…. 그런 일면도 있구나.)
[미츠미네 유카리]
(굉장히 멋졌어….
왠지 아직도 얼굴이 뜨거워….)

[보컬]
야가미, 오늘은 수고 많았어.
변함없이 네 베이스는 세계 제일이야!

[야가미 이오리]
하찮은 소리. 그보다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

[보컬]
사람? 혹시 저쪽에서 기다리고 있는 여자애야?
안녕~. 야가미가 신세지고 있습니다!
[미츠미네 유카리]
아, 저기… 저야말로 신세지고 있습니다…!
라이브 멋졌어요! 굉장히 좋았습니다!

[보컬]
고마워! 상냥하고 착한 애네~.
야가미한테 이런 귀여운 여자친구가 있었을 줄이야.

[야가미 이오리]
어이.
[보컬]
하하핫. 미안, 미안. 그럼 방해하는 것도 미안하니,
난 여기서 이만 실례.
[보컬]
아가씨, 야가미를 잘 부탁해!
[미츠미네 유카리]
아, 넵…!

[보컬]
야가미도, 또 형편 되면 라이브 하자!

[야가미 이오리]
…그래. 그러지.

[미츠미네 유카리]
(여자친구란 말엔 깜짝 놀랐는데,
야가미 씨, 밴드 사람들과는 저런 식으로 이야길 하시는 구나.)
[미츠미네 유카리]
(야가미 씨에 대해 알게 되어서 왠지 좀 기뻐….)

[야가미 이오리]
시시한 헛소리를 듣게 했군.
[미츠미네 유카리]
아뇨, 괜찮습니다.
라이브 수고 하셨어요.

[미츠미네 유카리]
너무 굉장하고, 멋졌어요!
[야가미 이오리]
그런가….
즐거웠다니 다행이군.
[미츠미네 유카리]
그리고 티켓도 감사했습니다.
완매였다고 들었는데….
[야가미 이오리]
그 라이브 하우스엔 몇 번이나 공연한 덕에, 어느 정도 융통은 통한다.
신경 쓰지 마라.

[미츠미네 유카리]
정말로 고마웠습니다.
다음에 뭔가 먹을 만한 걸 갖다 드릴게요.

[야가미 이오리]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미츠미네 유카리]
알겠습니다. 그럼, 이번엔 그 말씀에 기대겠습니다.
[야가미 이오리]
그래.
[미츠미네 유카리]
(방금 전까지 스테이지 위에 서있던 사람과 이야기 한다고 생각하니
왠지 좀 긴장 되네….)

[야가미 이오리]
조금은 기분이 풀렸나?
[미츠미네 유카리]
네?
[야가미 이오리]
네놈의 그 울적한 표정, 조금은 나아진 거 같군.
[미츠미네 유카리]
(야가미 씨, 혹시 내 기분을 달래 주시려고…?)

[야가미 이오리]
……!

[폭도A]
그어어어어어!
[미츠미네 유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