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으 머리 아푸당... -----------------------------------------
91. 인간과 요괴 (1)
「그래. 물론 평범한 피리가 아니야.」
「분명 전에도 피리 소리가 어떻다느니,
모두와 함께 이야기 하셨죠?」
「그런 적이 있었나…?」
「있었습니다. 뭐냐고 물어봤는데.
왠지 노골적으로 이야기를 얼버무리시길래
분위기를 파악하고 추궁하지 않았지만요.」
「하핫. 그렇게 삐지진 마.」
「그래서. 그 피리랑은 뭔가 상관이 있나요?」
「그래. 같은 거야.」
「그렇군요….」
방금 전 피리 이야기가 나와서, 아베노 씨 한테 불려 나왔을 때.
타마모 씨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역시 건드리고 싶지 않은 이야기인가….
『타마모 씨의 피리』라고 말할 정도니까,
타마모 씨의 소유물이겠고.
아베노 씨한테 설명을 듣는 건… 좀 아닐지도 몰라.)
「저기, 아베노 씨.」
「응? 뭐야?」
「역시 타마모 씨한테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응. 료 군은 역시 올곧고 좋은 아이구나.」
「하아…? 아, 네…. 고맙습니다.」
「그럼 설명할게. 이번에 도둑맞은 피리는 말이야….」
「잠깐만요! 제 이야기 들으셨나요…!?」
「물론이야. 그러니까 중요한 부분은 타마모한테서 듣도록 해.
나는 그 전에…, 밑준비를 해둘까 해서.」
92. 인간과 요괴 (2)
「자아. 료 군은 타마모 군에 대해서 어디까지 알고 있어?」
「문헌과 진실에는 차이가 있다는 거 정도….」
「어라. 그럼 타마모 군한테 자기 이야기를 들은 거구나.」
「네…. 고생하셨던 거라던가, 이것저것요.」
「그거 멋진걸. 그는 자신의 삶에 대해서
좀처럼 남에게 말하지 않아.」
「저기… 제가 타마모 씨한테 들은 이야기를 하기 전에
꼭 하나 확인해 두고 싶은 게 있는데요….」
「응. 뭐야?」
「아베노 씨는 이 요괴장에서
타마모 씨와 사이좋게 생활하고 계시죠?」
「지금 현재는 평온 무사히 지내고 있어.」
「그럼… 됐지만….
왠지 타마모 씨 본인한테 들은 이야기는 물론.
문헌이나, 이전의 타마모 씨와 아베노 씨의 대화에…
뭔가 가시가 느껴져서….」
아베노 씨는 기억을 더듬듯 고개를 기울이더니
아아, 하고 손뼉을 쳤다.
「그건 타마모 군이 기분이 안 좋았을 때…. 그렇지. 그래.
음양사 주제에! 라고 말했던 그거 말야?」
「네….」
「하하핫. 그건 그의 기분이 안 좋아서 그래.
하지만 쿠라마 군을 제외한 나와 그들의 관계는
현재는 몰라도 전에는 친구 같은 게 아니었어.」
「…….」
내 얼굴이 굳은 것을 안 걸까.
아베노 씨는 짐짓 평온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거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 할게.」
93. 인간과 요괴 (3)
아베노 씨의 재촉에, 타마모 씨에게 들은 이야기와
타카노에게 들은 것, 도서관에서 조사한 것….
그것을 기억하고 있는 범위 내로 설명했다.
「으으음, 분명 문헌으로는
타마모마에는 여러 나라의 왕을 유혹해서
정치적 권력을 쥐고 있었지만
각지에서 퇴치 당해, 최종적으로는 일본으로 건너왔다.
하지만 타마모 씨가 미카도를 모셨던 것에 의해
미카도의 병이 악화되었고.
그 원인이 타마모 씨란 걸 아베노 씨가 파악해서….」
말을 끊고서, 본인을 힐끔 본다.
「음. 왠지 내 이미지가 나빠져 버린 모양이네.」
「죄, 죄송합니다….
타마모 씨한테 이야기를 들었더니
그 부분이 조금 달라서.」
「상처를 입은 “그를 구해준 사람의 곁”에서
억지로 떼놓았던 것이 바로 나였어.」
「알고 계셨습니까…?」
「그 시절, 나도 그와 함께 살았으니까.
그가 자신을 바위에 봉인해 달라고 말했을 때,
이야기를 들었어.」
「…….」
「그러니까 당시에는 가슴이 아팠어.
하지만 우리 음양사는 요컨대 공무원.
미카도의 명을 받아, 일을 하고 보수를 받아.
고로 정으로 움직이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어.
그러니까 나도 그 때 일을, 그에게 단 한 번도 사죄한 적 없어.」
94. 인간과 요괴 (4)
「거기에 대해선 그도 이해하고 있으니까.
지금 이 아파트에서 함께 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그렇지 않으면 벌써 옛날에 저주받아 죽었겠지.」
「멋대로 말해서 죄송합니다…….」
「아니. 누군가의 감사 받은 만큼,
누군가의 원한을 사는 거야 당연한 일이야.
그건 자연의 섭리이고, 내 직종에 으레 따라 붙는 거니까.」
「큰일이네요. 음양사도.」
「아니. 학생도 꽤나 큰일이라고 생각해.
이런. 이야기가 딴 길로 샜군….
료 군이 타마모 군에 대해 거의 다 알고 있다는 건 알았어.
그럼 살생석에 대해서도 알고 있지?」
「네……. 타마모 씨가 함께 있는 상대를
병에 걸리게 만드는 건
저주가 지금까지 풀리지 않아서.
바위에 봉인 당했는데도 독을 발하고 있었다….
그게 살생석이죠?」
「응. 맞아.」
「하지만 봉인 당해 있는데
어떻게 타마모 씨는 지금,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는 거죠?」
아베노 씨는 잘 물어 봤다는 듯이 검지를 척 들었다.
「그럼 여기서부터는 내가 이야기할 차례일려나.
그의 봉인을 푼 것은 나야.」
95. 인간과 요괴 (5)
「에…!?」
「타마모 군은 원래 현재도 봉인되지 않으면 안 될 요괴야.」
「그럴 수가…! 어째서요…!?」
「그는 조금 자포자기가 되었던 시절이 있었다고 말했지?」
「네….」
「그 때 너무 화려하게 날뛰었어.
게다가 그는 정치의 중심에 서서 그 짓을 저질렀어.」
「웃…….」
「그것은 몇 천, 몇 만이나 되는 사람의 목숨을 빼앗고
증오를 낳고, 분쟁을 부르고, 무시무시한 양의 피를 흘렸어.
그를 그렇게까지 냉혹하게 만들어버린 계기가
아무리 보은을 이루지 못한 작은 여우의 실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희망을…, 전실한 바람을 빼앗은
음양사와 같은 인간의 혼을
장난 삼아 빼앗아도 되는 이유는 되지 않아.」
「…….」
「좀 전에 나는 말했지?
누군가의 감사를 받는 만큼, 다른 누군가의 원한을 산다고.
그것과 마찬가지야…. 자신이 빼앗은 만큼 빼앗기는 거야.
그는 지금, 그 댓가를 치루고 있는 중이야.
음양사나, 스님, 신에게.」
「…….」
「자아. 이야기가 길어지고 말았네.
왜 내가 그런 타마모 군의 봉인을 풀지 않으면 안 되었는가.
그건 미카도를 지키기 위해서야.」
「미, 미카도…?」
「음양사는 미카도를 모시고 있어. 그건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그랬구나…. 괴, 굉장한 사람이구나. 아베노 씨…!)
「하지만 현재 살아있는 음양사 전부가
미카도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있는 건 아니야.
반 정치 세력에도 음양사가 있는데….
이게 꽤나 여간내기가 아니야.
굳이 따지자면 상당한 힘을 지니고 있는데
나 혼자만으로는 어찌 할 수 없게 되었어….
그래서 그의 도움을 빌렸어.
대요괴, 구미호를 식신으로 구사하기 위해
내가 그의 봉인을 푼 거야.
뭐, 대강 이런 느낌인데.」
그 이야기를 듣고, 하고 싶은 만들이 잔뜩 뇌리를 스친다.
1. 하고 싶은 말을 꾹 참는다. (호감도 5up)
2. 아베노 씨는 제멋대로다.
3. 타마모 씨가 불쌍하다.
타마모 씨가 가엽고, 아베노 씨는 자기 멋대로다.
하지만 이것은 좀 전 아베노 씨가 말했듯이,
정으로는 어찌 되지 않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