アバタ-ルチュ-ナ-(4)クォンタムデビルサ-ガ
五代ゆう 저 |
과거 역병에 시달리던 사람들은 <천사>를 알았다. 허나 <천사>는 추락하고 <신>과 소통할 방법을 잃었다. 사람들은 새로이 <신>과 소통할 <천사>를 부화시키기 위해 <신의 알(EGG)>를 건조했다. 허나 거기서 태어난 것은 <여신>이였다. <여신>은 인간을 모르고, 세계를 모른채 그저 <신>과의 교감속에 살았다. 그리고, 한사람의 남자가 자신의 생명으로 <여신>에게 저주를 걸었다. <여신>은 깨지고, 그 파편은 한 사람의 소녀가 되어 땅으로 내려왔다.
자신도 모르는 죄를 갚기 위해, 소녀는 전장에서 자신의 피를 흘려 타인을 구했다. 소녀를 사랑하는 자와 소녀를 탐하는 자가 다투고, 그 끝에 하나의 세계가 무너졌다.
무너진 세계에서 소녀가 구해낸 자들은 피와 살로 된 육신을 얻고 낯선 세계에 뿔뿔히 내던져졌다. 검은 태양이 빛나는 세계, <신>의 공허한 눈동자가 굽어다보는 세계. 미치고 일그러진, 죽음과 광기가 충만한 낙원속으로.
제 1장
우리들이 죽을 경우. 우리들은 즉시, 여러 가지 가능성에서 한없는 우주로 방출되게 되는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그 쪽에서 보기에 외피에 지나지 않으나, 그 쪽 또한 그보다 고도한 차원의 비연속적인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에 불과한, 또 하나의 세계로 이동하게 되는 것인가.
파스「연속성의 철학」
1
『목표물 발견!』
서프, <바르나>는 단숨에 현실로 끌려왔다. 반사적으로 몸을 비틀어 배후를 돌아본다.
지금 막 나온 비상구 쪽으로 적이 쇄도해 오는게 보였다. 모두 아트마 체. 이형의 악마의 모습을 취한 전투부대. 그들이 고속으로 나누고 있는 대용량의 정보의 흐름이 지각의 주위를 먼지처럼 어지러이 흩날린다. 그들은 전파나 그와 유사한 무언가가 아니라, 보다 직접적인 정신감응이라 해야할만한 것으로 고속으로 나누며 연락을 취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스피커에서 소리가 새듯이 <바르나>의 지각에도 전해져 오고 있었다.
여긴 어디지? 낙원이 아닌가?
머리위엔 샛노란 하늘. 시각을 찌르는듯한 강렬한 빛과 거기에 뚫려있는 새카만 구멍.
『태양.』
주위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었다. 과거엔 건물의 일부였을 콘크리트 기저부나, 뭔가가 무너진 흔적같은 돌멩이 퇴적물은 산재해있지만, 눈에 들어오는건 그저 검은 태양. 그리고 샛노란 하늘. 찌를듯한 빛이 내리쬐이는 막대한 황야뿐. 정크야드 쪽이 훨씬 더 나았다. 거기엔 최소한 마을이 있었던 흔적은 남아있었다. 여기는 훌륭하리만큼 아무것도 없다. 바람이 모래먼지를 흩날려 저 먼곳이 부옇게 보였다.
그런 와중에서도 등뒤에 선 건물은 의외일 정도로 붕괴를 피해있었다. 4, 5층의 건물, 무덤한 상자같은 빌딩. 바람이 불자 모래가 얼굴을 때린다. 외장엔 금이 가있고, 건축재가 무너진 흔적, 금속판으로 박은 창문이 보이지만 동시에 여기저기 수리된 흔적도 있었다. 누군가가 이 건물을 유지, 보수하고 있다.
뭘 위해?
생각에 잠겨있을 틈은 없었다. 강렬한 적의가 얽힌 노이즈가 전신의 세포에 감지됐다. 몸을 돌린 순간, 잡고 있던 난간이 소리를 내며 찢겨졌다. 부숴진 난간을 쥔채로 허공을 향해 뛰었다. 지상까지 눈짐작으로 약 30m, 그 높이를 한달음에 내려왔다. 먼지와 태양에 익은 지면의 열기가 발치에서 피어오른다.
곧이어, 막 빠져나왔던 문이 안쪽의 충격으로 튕겨 나왔다. 뻥하니 뚤린 입구에서 속속들이 적이 내려온다. 전부 한번은 정크 야드에서 봤거니 싸워본적이 있는 하위 아트마들 뿐이다.
손바닥 안에서 철봉이 종이장처럼 구겨졌다. 뛰어나온 <누에>의 검은 안면에 뾰족한 선단을 깊이 찔러넣어 후퇴시켰다. <누에>는 얼굴을 억누르고 비틀거리며 울부짖었다. 전신의 털이 곧추서더니 뇌전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지면을 박차 전격을 피한뒤, 도약한 그 높이에서 꺼내든 블레이드로 상대의 머리위를 내려친다.
두동강난 <누에>가 피를 뿜으며 좌우로 갈라져 쓰러지는 것을 바라보자 적 무리에 동요가 인다. 그것을 피부 감각으로 느낀다. <바르나>가 환희하며 혀를 빤다. 피냄새. 적. 고기.
먹을 수 있다.
물흐르는듯한 움직임으로 다음 적을 향하며 <바르나>의 내부에서 서프는 충격을 받고 있었다. 말도 안돼. <낙원>에 이르면, 아니, 정크야드를 벗어나면 <먹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는게 아니였던가.
허나 전투에 대한 환희, 피와 살에 대한 욕구는 다를바 없다. <바르나>는 환희하며 보랏빛 피부의 락샤샤를 향해 뛰쳐들어가 칼날을 한번 휘둘러 그 목을 자른다. 튀어오르는 선혈을 들이쓰며 그 기분 좋음에 몸을 떤다. 새하얀 죽음의 칼날을 내딛을때마다 이형의 신체들이 차례차례 절단되어 메마른 땅을 검붉은 피웅덩이로 적신다.
포효와 함께 <바르나>는 도약해 전신에서 냉기를 발출했다. 폭발처럼 푸르스름한 얼음의 세계가 펼쳐졌다. 어지러이 흩날리는 우박이 총탄처럼 적을 꿰뚫고, 그들을 구멍투성이의 얼음조각으로 바꾼다. 간신히 뒤로 물러난 <오니>의 거체가 발치에서 치솟아오른 얼음기둥에 꿰뚫렸다. 도망치는 적을 뒤쫓아 얼음기둥은 연이어 치솟아 올랐다. 빙점보다 낮은 폭풍이 얼음 파편을 칼날처럼 휘몰아쳐올리며 시야를 새하얗게 바꿨다.
지면에 내려섰을때 <바르나>의 주위 약 20km 인근은 완전히 얼음으로 뒤덮여 강한 태양빛 아래에 증기를 피우고 있었다. 얼음기둥에 꿰뚫린 사체가 기이한 도표처럼 내걸려있었다. 지면의 두터운 얼음밑으론 피를 흩뿌릴새도없이 얼어붙어 깨진 아트마들이 각자 이를 드려내고 눈을 뜬채로 수지에 틀어넣은것처럼 정지해있다.
<바르나>는 다시한번 울었다. 얼음의 창과 얼음 폭풍이 달아난 적을 추격해 내달린다. 적 아트마는 당황해서 공중으로 뛰어 흩어지고, 도망치는게 늦은 자들은 다시 얼음기둥의 먹이감이 되거나 그 자리에서 얼음 동상이 되어 정지했다.
천천히 쓰러진 얼음 조각상을 짓밟는 <바르나>의 발을 서프는 믿을 수 없는 기분으로 내려다보았다. 아직 힘이 다하는 기색이 없다. 외려 각성을 환희하며 외침을 지르듯 몸을 움직인다.
(모른다.)
이정도의 힘, 나는 모른다.
점멸하는 라이트처럼 공중을 순간이동하는 <라이쥬>의 눈앞에 <바르나>가 순간 도약해서 나타난다. 자신의 입이 사나운 웃음을 띄우는걸 느낀다. <라이쥬>가 이동할 틈을 주지않고, 두손을 뻗어 그를 꽉 죄었다. 뇌광으로 만들어진것처럼 보이는 요수는 짖고, 울고, 금간 인간의 목소리로 놓으라며 외쳤지만, <바르나>는 전혀 듣지 않았다. 쩍하고 벌어진 <바르나>의 이빨이 <라이쥬>의 목에 파묻힌다. 과산화수소같은, 타는듯한 피맛이 입안 가득 흘러넘쳤다.
뇌광을 발하는 살을 뜯어삼키고, 축늘어진 사체를 쥔채 일회전한뒤 지면 위에 내려섰다. 이완된 <라이쥬>의 몸이 푸르게 빛나더니 목줄기가 너덜너덜하게 떨어져나가 공포와 경악에 일그러진 남자의 시체로 변한다.
사체를 내던지고 앞으로 나아간다. 이를 드려낸 <바르나>의 위용에 남은 아트마들이 일제히 공포와 경계의 파동을 발한다. 전신으로 쏟아지는 그것조차 기분좋다. 기분 좋다고 느끼는 자신을 서프는 두려워했다. <바르나>, 굶주림. 싸움과 피와 공포. 그리고 죽음.
이 파워. 이 육체는 뭐냐.
난 대체, 어디로 온거냐.
『퍼펙트 아수라…』
띄엄띄엄한 목소리가 청각을 자극한다. 적이 연대해서 쓰는 정신감응이 아니라 어딘가 다른 장소에 있는 지도자를 부르는 필사적인 통신이다.
『목표의 파워는 예상이상… 원군을… 과반수가 당했다…. 좀더 강력한……』
아수라, 란 한마디가 전투에 쏠려있던 서프의 의식을 당겼다. 생각조차 않고 두 팔에서 블레이드를 꺼내 적의 잔존세력을 향해 파고든다. 굳어있던 <아타바크>와 <오니>의 몸이 썰려 쓰러진다. 피는 한발짝 늦게 흘러나온다. 공중에 머물러 있던 여자의 얼굴을 한 <하피>가 인간의 가청영역을 초월한 울음 소리를 내며 산성 독액을 뿌렸다. 한번 팔을 휘두르자 맹렬한 냉기 덩어리가 <하피>를 감싼다. 입을 벌린 모습으로 얼어붙은 <하피>는 지면으로 낙하해 조각조각 으깨졌다.
적의 포위를 돌파해, 후방에서 건물에 목을 쳐박고 있던 <락샤사>의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동시에 상대가 달라붙어있던 벽의 통신기에 주먹을 때려넣었다. 기계는 싱겁게 부숴지고 부품이 불꽃을 튀기며 바닥을 굴렀다. <락샤사>는 인간같은 비명을 지르며 몸을 보호하듯 두팔로 머리를 감쌌다.
『놔, 놔라. 이 괴물, 놔, 놔란 말야.』
『퍼펙트 아수라라고 했었지.』
미쳐 날뛰는 <아수라>를 어찌어찌 억누르며 서프는 으르렁거리는 목소리를 냈다. 뜻하지않게 협박처럼 이를 드려내는 결과가 돼서 <락샤사>가 목을 울리며 고개를 돌리려 한다. 목을 움켜쥐고 이쪽을 보게한뒤 꺼낸 칼날을 목젖에 갖다댔다.
『그건 뭐지. 날 말하는 건가. <퍼펙트>란건 무슨 말인지?』
『문자 그대로의 의미다.』
자포자기한듯 <락샤사>는 울부짖었다.
『네놈은 <ASURA-AI>를 지닌 전투용 바이오 메카닉, <ASURA-01>이다! 무슨 말인진 내가 묻고 싶어! 왜 완전히 동결되서 오프라인 상태였을 보디가 기동한거야. 게다가 자율인격까지―…』
말하다 말고 <락샤사>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동공이 없는 금색 눈에 미친듯한 환희의 색이 퍼져나간다. 그에 끌려 서프도 위를 올려다보았다. 샛노란 하늘 저 멀리 검은 점같은게 보였다. 희미한 엔진 소리가 난다.
『원군이다!』
<락샤사>는 헐떡였다.
『이걸로, 네놈도―…』
말은 거기서 얼어붙었다. 샛노란 하늘 한점에서 뭔가가 발사됐다. 작은 유선형 비행물체가 급속도로 다가온다.
미사일, 이라고 판단함과 동시에 서프는 <락샤사>를 내던지고 힘껏 도약했다. 하지만 착탄의 충격에서 벗어날순 없었다. 거대한 주먹이 등뒤를 후려치는 듯한 폭풍이 엄습했다. 등과 어깨가 타는 소리가 들렸다. 주위로 불꽃과 충격파가 소용돌이치고, 그 너머로 <락샤사>가 비명하나 지르지 못하고 폭사하는 모습이 보였다.
몸을 굴려 일어섰지만, 역시 상처가 없었던건 아니다. 복부와 등이 크게 패여 나간데다 안면이 그을려 거품이 일었다. <바르나>가 맹렬히 포효하는것을 느꼈다. 내부에서 한층 더 강한 힘이 흘러넘친다. 복부의 조직이 마치 별개의 생물처럼 꿈틀대더니 삽시간에 재생하는 모습을 서프는 아연히 바라보고 있었다.
확실히 아트마에는 강력한 자기 재생능력이 있다. 허나 이정도로 심한 상처를 단숨에 수복할만큼 강력했던 기억은 없다.
뒤를 돌아본다. 등뒤로 이글대는 샛노랗고 뜨거운 하늘과 거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새하얀 죽음의 빙원이 펼쳐져 있다. 그걸 자신이 만들어냈단게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정크 야드에선 이정도로 강력한 냉기를 발한적이 없었다. 전력으로 빙결 능력을 발휘해도 고작 주위 50m 정도가 한계였다. 그것도 연속해서 쓸순 없다. 그런데 여기선 한번에 그 4배에 달하는 반경을 단숨에 얼음속에 가라앉히고 범위에 포함된 적을 눈깜짝할 새에 일소했다. 게다가 아직 체내엔 왕성한 활력이 준동하고 있다.
(대체, 이건 뭐지.)
퍼펙트 아수라. <ASURA-AI>를 지닌 바이오 메카닉, <ASURA-01>.
두 번째 미사일이 왔다. 보는게 아니라 피부로 느꼈다. 힘껏 뛴다. 조금 전의 착탄흔은 크레이터가 되어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거기와 거의 비슷한 장소에 2번째가 떨어졌다. 폭풍에 튕겨 날아갔긴했지만, 이번엔 몸을 감싸 냉기를 두르는걸로 대처했다. 신체 주위에서 열기와 냉기가 부닥쳐 쉬이익하는 소리가 났다. 일어났을땐 복부나 어깨, 안면에 난 상처는 이미 자기수복을 완료해 있었다.
상공의 적은 눈으로 볼수 있는 거리까지 접근해 있다. 서프가 아는 <교회>의 우아한 인공물과는 달리, 묘하게 거칠었다. 투박한 비행물체다. 생물이 아니라, 기계. 날개 밑에 탄두를 장착한채, 조준을 이쪽으로 겨누고 있다.
전투기. <바르나>는 생각했고, 서프는 동요했다. 그것은 서프의 지식엔 없는 단어였다. 정크 야드의 젙누는 거의 지상의 시가전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비행물체를 사용한 전투는 <교회>의 제한을 받았다. 허나, 저 적은 하늘에서 공격하고 있다.
제 3탄. 이번엔 확실하게 <바르나>를 노리고 있다. 도약과 냉기를 병행해 몸을 지켰지만 정크 야드와 달리 여기엔 엄폐물로 삼을만한것도 없다. 있어봤자 미사일의 직격으로부터 몸을 지켜줄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 몸 <ASRUA-01>은 미사일을 직접 맞아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을까? 그렇지 않으면 좀 전의 <락샤사>처럼 소리하나 지르지 못하고 증발해 버리는걸까.
미사일은 정확히 이쪽을 노리고 있다. 극도로 근접한 거리에서 일어난 폭발이 몸을 희롱한다. 구르고, 도약해, 냉기로 배리어를 치면서 조금전 나왔던 건물로 향한다. 숨을 수 있을 만한 장소는 저 건물안 밖에 없다. 산란하는 육편과 피웅덩이를 짓밟으며 콘크리트 벽면에 블레이드를 휘두른다. 잘라진 벽면이 무너지고 사람하나가 지나갈 수 있는 구멍이 뚫렸다.
바로 그 등 뒤로, 미사일이 떨어졌다. <바르나>는 전방으로 튕겨 나갔다. 낙법을 취할 틈조차 없었다. 아물어가던 등이 다시 소릴 내며 타들어 가는게 느껴진다. 폭풍이 돌멩이처럼 몸을 휘몰아치고, 뒹굴던 몸이 두터운 콘크리트 벽을 몇겹이고 뚫어 넘는다. 서프는 뼈가 부러지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겨우 구르는게 끝나고 쓰러져 엎어졌다. 머리를 들 새도 없이 머리위에서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 붕괴한다. 순간적으로 느꼈다. 주위로 몇발이나 미사일 떨어져 지상부의 근원이 파괴됐는데 멀쩡할 정도로 탄탄한 건물은 아니다.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역시나 바로 움직일 순 없었다. 타들어간 등이 재생해가는 근질거림을 느끼지만, 이동이 가능해지기전에 건물이 먼저 붕괴한다. 이미 천정에 금이 가 있고, 붕괴의 전조처럼 일어나는 진동이 몸을 흔든다.
머리 위 먼 곳에서 폭발음이 났다. 적은 이 건물째로 목표를 파괴하기로 한 모양이다. 이 육체로 견딜 수 있을까. <ASURA-01>, 인격을 지닌 전투용 바이오 메커닉,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공기가 신음했다. 벽이 격하게 흔들렸다. 천정이 벗겨져 떨어지며 거대한 건축자재와 콘크리트 더미가 폭풍과 함께 머리위로 떨어져내려오는걸 <바르나>는 보았다.
반사적으로 다리를 움직이려 했지만 아직 재생중인 다리는 엉뚱한 방향으로 허공을 내저을 뿐이라 다시 허리를 떨궜다. 시야가 검게 막힌다.
(틀린건가―…)
남은건 이 미지의 육체가 지닌 가능성에 생명을 맡길 수 밖에 없다. 몸을 웅크리고, 최소한의 방어 자세를 취하려 했을때 돌연, 모든 소리가 뚝하고 멈췄다.
삐걱이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본다. 주위의 것들이 멈춰있었다. 이마를 스칠것처럼 낙하해왔던 거대 콘크리트 덩어리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떠받쳐 있는것처럼 공중에서 정지해있다. 고개를 틀어 위를 본다. 머리위로 오싹하리만큼 많은 건물 파편들이 역시 떠 있다. 귀울림, 재생중인 뼈가 근질거리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다행이다, 늦지 않았어!』
익숙한 목소리가 울러퍼졌다.
『리더, 무사해? 살아있어? 심하게 당했네. 상처가 엄청나.』
『알지라―…』
서프는 믿기지 않는 심정으로 중얼거렸다.
바깥에서 번뜩이는 샛노란 빛을 등지고, 날씬한 체구의 장신의 여성형 아트마가 서있었다. <프리티비>. 그녀는 오른손에 검은 중력구를 들고, 채찍같은 왼손을 허공에 뻗어 무너져 떨어지려하는 빌딩크기의 건물 파편을 지탱하고 있었다.
<바르나>는 반사적으로 버둥대며 일어나려하다 다시 주저앉았다. 아직 재생 도중인 부드러운 등뼈가 찌부러지는 불쾌한 감촉이 느껴졌다.
『움직이지마.』
<프리티비>는 오른손의 중력구를 어깨너머 보이지 않는 외부 어딘가로 내던졌다. 땅이 기분 나쁘게 흔들리며, 폭발음이 연속해서 일어났다. 비명도 들린 것 같았지만, 귀 울음이 극심해 식별할 수 없었다.
파편의 산을 허공에 띄운채 <프리티비>는 성큼성큼 다가와서 <바르나>의 허리 아래로 손을 넣었다. 안아들어, 망가진 물건을 다루듯 살짜기 그 긴팔로 떠받친다. 실제로, 망가진 물건이었다. 손발의 재생은 거의 끝난 것 같았지만, 조금 전 척추가 손상된 탓인지 하반신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의식도 못한 상태에서 푸른 빛이 피어올라 변신이 풀리려하자,『잠깐』하고 알지라가 가로막았다.
『안전한 장소까지 옮길테니까, 괴로울지도 모르겠지만 잠시 아트마를 유지해줘. 우리들도 여기온지 아직 이틀밖에 지나지 않아서 위험을 범하고 싶진 않아.』
『우리들?』
간신히 꺼낸 말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잔뜩 쉬어 있었다.
『혹시, 달리 더 있는건가. 히트나, 다른 멤버들도―…』
대답없이 <프리티비>는 상처입은 <바르나>를 끌어안고 빌을 나섰다. 미사일의 폭파구를 넘어 몇걸음 걸어나온뒤 빈 손으로 허공을 꽉 움켜쥐는 동작을 보였다.
순간, 거대한 소리를 내며 빌딩이 쓰러졌다. 불과 몇십센티 뒤에서 일어난 일임에도 불구하고 보이지않는 중력의 벽에 튕겨나간 진동이나 파편은 일적 이쪽에 닿지 않았다. 당당히 바깥으로 걸어나가는 <프리티비>의 모습에 <바르나>는 당황했다.
『잠깐, 위험해. 바깥엔 전투기가,』
『그것도 이미 대처해뒀어.』
무뚝뚝하게 대답하며 <프리티비>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등뒤에는 아직도 무너져내리는 빌딩이 먼지를 피워올리고 있다. <바르나>는 주위를 둘러다보고, 새로이 흩어지는 철골과 짓뭉개진 육체의 파편, 틀림없이 조금전 <프리티비>의 중력구로 일소한 지상부대를, 확인했다. 그리고 위를 올려다보았다. 눈이 아플 정도로 샛노란 번뜩임을 배경으로 전투기와 경쟁하듯 유선형의 보디를 지닌 작은 체구의 생물이 복잡한 궤도를 그리며 날아다니고 있다.
『<디아우스>………….』
<바르나>는 중얼거렸다.
『시에론가.』
<프리티비>는 약간 고개를 움직일뿐 아무말도 않았다. 전투기는 4대로 늘어나있었다. 한줄기 검은 연기가 황량한 땅 저너머로 피어오르고 있다. 보고 있는 동안 또 한 대가 <디아우스>가 방출한 뇌광에 맞아 폭발했다. 한줄기 불꽃과 연기를 길게 끌며 추락한다. 지상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는 두 줄기가 됐다.
남은 3대가 된 항공부대는 가볍게 날아다니는 천공신을 필사적으로 격추시키려들고 있지만, 그 움직임은 꼴사납기 그지없었다. 급상승이나 급하강, 나선형 선회를 반복하면서 약올리듯 비상하는 <디아우스>에게 기체사격 한발조차 맞추지 못했다. <디아우스>를 겨냥해 돌진해봤지만 역으로 서로 정면충돌할뻔해 기체를 거의 세로로 세우고나서야 간신히 공멸을 피하는 형국이다.
발사되다만 미사일은 날개에 달린채 폭발하고, 기체는 크게 기울어지며 옆으로 미끌어진다. 뇌전에 직격당하는걸 면해도 그만한 전자파의 폭풍속에 휘말려들어선 비행에 필요한 정밀부품은 거의 못스게 되겠지. 패닉에 빠져있는 파일럿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시에로, 노는건 적당히 해.』
시에로가 바로 곁에 있는것처럼 <프리티비>가 말했다.
『이쪽은 리더를 구출. 데미지가 심각해. 얼른 정리하고, 일단 그.들.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자.』
『형님, 있었어?! 지금 갈께!』
활달한 그 목소리는 뒤라기보단, 뇌내로 직접 울려왔다. <디아우스>는 일순 체공한뒤, 크게 날개형태의 두 팔을 펄쳐 일대를 뒤덮을 정도로 눈부신 뇌광의 그물을 만들어냈다. 2대의 전투기가 그물에 얽혀 잇달아 폭발한다.
『잠깐, 시에로.』
순간 <바르나>는 명령했다.
『전부 다 떨어트리진마. 파일럿 하나를 여기로 데리고 와라. 난 좀전에 막 이 세계에서 눈을 뜬 참이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라. 가능하다면 그걸 질문해보고싶어.』
『알겠어.』
뇌전을 벗어난 마지막 한 대가 체념한듯 비틀거리며 <디아우스>에게 돌격한다. <디아우스>는 쉽사리 돌진을 피하고 그대로 상대의 상공을 잡고 강하한뒤 콕핏에 매달렸다. 당황한듯 날개를 흔드는 적기에도 상관없이 뾰족한 부리를 조종석 창에 박아 장갑을 벗긴다. 금속과 유리가 허공으로 날아갔다. 두려우리만큼 작게 보이는 파일럿이 발버둥치며 끌려 나왔다.
날뛰는 파일럿을 붙잡은채 <디아우스>가 기체를 걷어찬다. 조종자를 잃은 전투기는 기수를 떨구고 지상으로 낙하해 폭발했다. 불꽃은 여기서도 보였다. 적이 사라진 하늘에서 <디아우스>가 쏜갈같이 이쪽으로 내려왔다.
『형님!』
땅에 다리를 내딛자마자, <디아우스>는 파일럿을 휙하고 지면에 내던지고 <바르나>한테 달라붙었다. 인간의 모습이였다면 울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작은 머리를 몇 번이고 <바르나>의 가슴에 비벼대는건 틀림없이 시에로의 행동이였다.
『형님, 다행이다. 찾았어……. 나, 이녀석들이 형님을 먼저 붙잡았으면 어쩌나 싶어서……, 그런 생각만 들어서』
『질문이라면 나중에라도 할 수 있어, 리더.』
<프리티비>는 왠지 모르게 불안한 상태로 위험을 살피듯이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
『그것보다 빨리 몸을 숨기는게 좋아. 꾸물거리고 있다간 추격자가 늘어날지도……』
『나는 눈을 뜨자마자, 정체모를 녀석들에게 습격당했어.』
주저하는 듯한 발언을 가로막듯 <바르나>는 말했다.
『그것도 통상의 전투원과, 아트마 소유자에게. 그리고 다음엔 미사일과 전투기에게. 사정을 알고싶어 하는게 당연하겠지.』
<프리티비>의 팔을 제치고, 조심히 걸음을 내딛는다. 아무래도 척추의 수복은 완료된 모양이다. 욱직임은 완전하지않지만 걷는 정도라면 문제없다. 어깨나 팔의 움직임을 확인한다. 지면에 팽개쳐진 파일럿은 몸을 뒤틀며 <바르나>의 창백한 위용에서 멀어지기위해 지면을 긁었다.
『이 세계에서 뭘 믿을 수 있고 뭘 믿을 수 없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어. 이 남자가 적인것은 확실하다. 적의 정보를 얻어두고 싶어.』
『우리들도 신용 할 수 없어?』
<프리티비>가 상처입은 목소리를 냈다.
『아니.』
<바르나>는 말했다. 내심 아트마 사용자가 아직도 적으로 여기에 존재하는 이상 <프리티비>나 <디아우스>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해도 적의 의태일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그걸 입에 담아 동료―라고 믿고 싶은 자들을 상처입히고 싶진 않았다.
『왜 이녀석들이 날 노리는지, 그걸 알아두고 싶을 뿐이야. <ASURA-01>. 퍼펙트 아수라. 모르는 것들 뿐이라 짜증이 나. 설명받고 싶어.』
『그, 그만! 다가오지마!』
파일럿은 질질 지면을 기어 도망치려했다. 손발 어딘가가 아픈 듯, 조금씩밖에 움직이지 않는다. 3체의 상위 아트마에게 둘러 싸여, 전신에서 공포를 포말처럼 방출하고 있다. 위아래가 이어진 플라이트 슈츠와 글러브, 부츠, 머리엔 헬멧, 안면엔 고글과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피부의 노출은 전혀 없다.
『상처입힐 맘은 없어. 이야길 들어두고 싶을 뿐이다.』
가능한한 목소리를 온후하게 하며, <바르나>는 말했다. 거대한 손이 파일럿의 몸위에 그림자를 만든다.
『소리를 듣기 어려워. 마스크를 벗긴다.』
「그만, 하지마, 건드리지마. 마, 마스크는 벗기지, 마.」
남자는 필사적으로 얼굴을 돌리며 몸을 비틀었다. <바르나>는 간단히 저항을 봉하고 안면의 마스크와 고글을 잡아 단숨에 벗겨냈다.
공포로 일그러지고 물을 뒤집어쓴것처럼 땀을 흘리는 남자의 맨얼굴이 드러났다. 남자는 순간 빙글 눈을 돌리더니, 그리고 찢어지는듯 새된 비명을 올렸다. 그 시선은 <바르나> 일행이 아니라, 번득이는 황색의 하늘과, 구멍같은 검은 태양을 곧장 향해있었다.
『뭐지, 뭐가』
활처럼 몸을 뒤틀며 부르짖는 남자한테서 <바르나>는 몸을 물렸다. 날뛰는 남자를 억누르기 위해 다시금 얼굴을 봤을때, 무심코 목을 옥죄는 소리를 흘린다.
그 얼굴이 순식간에 색을 잃고, 새하야지고, 유리로 만들어진 조각상처럼, 투명한 물질로 바꿔져간다. 노출된 안면이 완전히 투명화했지만 남자의 부르짖음은 그치지 않았다. 사이렌같은 비명은 점점 더 커져, 귀를 찢을 듯한 절규로 변했다.
몇시간과도 같았던 몇초 후, 돌연 부르짖음은 멈췄다. 공포와 단말마를 얼굴에 새긴채, 수정이 된 얼굴이 복잡한 빛과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헬멧이 떨어지고 두부(頭部)가 나타났다. 짧게 깎은 머리칼까지 전부 투명한 수정으로 변해, 마치 유리바늘을 심은것처럼 하늘의 반사광에 샛노란 빛을 발하고 있었다.
<프리티비>는 얼굴의 반쪽을 가린채 몸을 돌리고 있었다. <디아우스>는 망연해 있다. <바르나>는 고글과 마스크를 아직 손에 쥐고 있단걸 깨닫고, 몸을 떨면서 덜리 던져버렸다.
<프리티비>를 올려다본다.
『……이렇게 될거란걸 알고 있었나, 알지라.』
『이야기로는.』
어깨를 떨며 <프리티비>는 답했다.
『그치만, 이렇게 눈앞에서 보기전까진 나도―… 』
『뭐야. 대체 뭐야!』
<디아우스>는 참을 수 없다는듯 발을 굴렸다.
『여기는 <낙원(樂園)> 아냐? 이녀석 왜 이렇게 죽은건데. 하늘은 샛노랗지, 태양은 새카맣지, 우리들 대체 어디로 와버린거야. 세라는? 게일이나 히트는? 모두 어떻게 된거야?』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몸을 뒤튼채 움직이지 않는 남자의 결정화된 머리를 <바르나>는 바라봤다. 쑥 내민 한쪽팔을 조심히 만진다. 기분 나쁜 감촉이 나더니, 팔은 있을 수 없는 방향으로 구부러졌다. 플라이트 슈츠가 안쪽에서 찢어졌다. 나이프처럼 날카로운 투명한 결정 파편이 찢어진 부분에서 튀어 나왔다. 희미하게 삐걱이는 소리를 내며 남자의 결정화된 목이 꺾였다. 어깨에서 떨어져 나간 목은 영원한 공포를 새긴채 풀썩하고 지면을 굴렀다.
<디아우스>에게 상공을 탐색하게 하면서 반나절 정도로 나아간 곳에, 그것이 있었다.
이미 날은 저물어 샛노란 하늘의 번뜩임도 가라앉아 있다. 검은 태양은 지평선 끝으로 저물어 갔다. ST, 하고 반사적으로 생각하다 아니,『밤』하고 정정한다.『그림자 시간[Shade time]』이 아니라『밤』. 하늘을 올려다봤지만『별』은 보이지 않았다.『달』도 없다. 그저 새카만 어둠이 한가득 펼쳐져 있다. 이래선 정크 야드보다 어둡다.
지나온 황야가 끝나고, 서프 일행은 방치되어있긴 하지만 다소 시가지의 흔적이 남아있는 일대에 도달했다. 깔려진 도로, 무너져가는 빌딩이 서있고, 망가진 차량이 여기저기 방치되어 있는 모습은 정크 야드에서도 이미 익숙해진 광경이다.
허나 여기엔 정크야드엔 없었던 묘한『냄새』가 있었다.
황폐의 냄새, 절망의 냄새, <죽음>의 냄새가.
방치된 차량을 들여다본다. 내부엔 본적없는 형태의 의복이 2벌, 그보다 작은 옷이 한 벌, 흙먼지와 햇빛을 쬐어 색이 바래 엉클어져 있었다. 큰 옷 한 벌은 앞좌석, 다른 한 벌과 작은 옷 한 벌은 뒤쪽 좌석.
운전석으로 보이는 앞좌석에는 먼지투성이의 셔츠와 더 이상 색조차 알 수 없는 바지가 걸려 있고, 핸들을 덮은 셔츠의 잔해 아래로 소금을 깨트린 것처럼 반짝이는 모래가 흩어져 내려 작은 산을 만들고 있었다. 뒷좌석의 크고 작은 옷 두벌은 소매와 소매가 얽혀, 마치 옷 주인들이 서로 끌어안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맞물려 있다. 투명한 결정가루는 거기서도 흘러 떨어져 차량 바닥에 괴여 있다.
마을 여기저기에 투명한 조각상이나, 잔재가 눈에 들어왔다. 대부분은 부서졌거나 풍화되어 완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진 못했지만, 전부 희미하게나마 인간이나, 인간의 일부란걸 알만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조금전 그 파일럿 남자를 엄습했던 것과 같은 운명이 이 도시를 한꺼번에 습격했던것만 같다. 가도의 옆이나 건물 안, 차량 그림자, 도로 안쪽, 어디에서든 인간이였던것의 잔흔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듯 가슴을 젖힌 머리없는 석상. 머리를 감싸고 웅크려앉듯 무릎을 꿇은 형태를 간신히 엿볼수 있는 풍화된 결정 덩어리. 걸어가려하듯 한발짝 다리를 내민 형태로 정강이 위쪽이 부러져 깨진 흔적. 양다리만이 걸어가려던 형태 그대로 남아, 다른 부분은 산산조각나 바람에 날려가버렸는지 어디에도 없다.
정면에 유리가 깨진 건물 안쪽에서 카운터를 사이에 두고 거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두사람의 인체가 마주보고 있다. 한쪽손을 들고 뭔가 한창 이야길 나누던 도중으로 보이는 그것은, 그 신체의 투명함과 단단함만 제외하면 금방이라도 다시 얘길 꺼낼것처럼 으스스한 모습으로 정지해있다.
「멈춰라.」
긴장한 목소리가 들렸다. 도로 옆쪽, 지하로 이어지는 걸로 보이는 계단과, 계단을 덮는 지붕이 있다. 몇사람의 인영이 안쪽에서 작게 움직였다.
「돌아왔나. 하나 늘어났군. 그녀석도 <ASURA>인가.」
『그 호칭은 그만두라고 했잖아.』
<프리티비>는 이를 드려내며 으르렁댔다.
목소리의 주인은 위압당한듯 침묵했다. 계단 안쪽의 짙은 어둠속에서 서로 밀치락거리며 이쪽을 엿보는 시선을 느낀다. 오랜 시간동안 씻지 않은 때와 땀, 그리고 강렬한 두려움, 경계, 공포가 뒤섞인, 복잡한 냄새가 느껴졌다.
『어쨌든, 돌아왔으니까 빨리 안으로 들여보내줘. 이쪽은 서프, 아트마는 <바르나>. 우리들의 리더야.』
「<ASURA-01>……」
속닥속닥 서로 뭔가를 주고받는 소리가 들려왔다.
「퍼펙트 아수라가 3마리…… 전력으로서……… 허나 위험…… 앞으로 두 마리가……」
『아, 형님.』
탐색을 마치고 착지해 있었던 <디아우스>가 손을 뻗는다. 그 손을 지나치며 <바르나>는 어둠속으로 발을 들여 넣었다. 동시에 변신을 푼다. 은발의 청년의 모습이 푸르스름한 빛에 흔들리더니 나타나, 냉철한 눈으로 상대를 바라본다. 지하의 어둠속에서 숨을 삼키는 기척이 다수 있었다.
「당신들이 누군지 난 아직 몰라.」
서프는 싸늘하게 말했다.
「허나, 지금은 우리들에게 적대할 맘이 없다고 이해해도 되겠나. 적이라면 그렇게 의사표시를 해줘. 적이 아니라면 거기서 중얼거리지말고 우릴 안으로 들여보내라. 이쪽은 다소 신경이 곤두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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