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露)의 괴이/게임 본편 공통 루트
[백로(白露)의 괴이] 8월 26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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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8. 10. 22:16
* 신본격 구리구리한 게임 번역.
* 혹여 하면서 게임이 재밌어 진다거나 하면 모르겠는데, 우선은 문장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혼자 번역입니다.
* 대강대강 하거나 대강대강 때리칠 예정. 아마.
이 작품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등은 전부 가공의 것입니다.
소리가, 들린다.
그 목소리에, 명확한 말은 없었다.
새카만 어둠 속.
눈을 떠도, 감아도
그 목소리는 내게 닿아, 천천히 마음 속 깊이 가라앉아 간다.
울음 소리 같다고, 생각했다.
슬퍼. 괴로워. 원망스러워.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진 모르겠다.
「말」로서 들려오는게 아니다.
그럼에도 내게는 『살려줘』하고 필사적으로
외치고 있는 것처럼 들려왔다.
「저기… 내게 뭘 원하는 거야?」
[???] 당신 말야, 미아 같은 거야?
[츠유하] 에………
8월 26일
츠유하
갑작스럽게 세계가, 색을 띈 듯한 기분이 들었다.
뒤돌아 보자, 빙긋, 미소를 띈 남자가 서 있었다.
[소우시] 이 안쪽은 사유지인데.
뭔가 목적이 있어서 나아가는 중?
[소우시] 안내가 필요하다면, 안내역을 맡아 줄 순 있는데.
조용한 미소 속에서, 어딘지 모르게 상대를 살피는 듯한 위압감을 띈 채로
눈 앞의 남자의 눈이 살짝 가늘어 진다.
"목소리"가 뚝하고 멈췄다.
[츠유하] 아………
안으로, 안으로.
나를 부르고 있던 그 목소리는 조용히 어둠속으로 녹아 사라졌다.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
그는 입 끝을 살짝 들어, 작게 미소지었다.
[츠유하] 죄송합니다…….
사유지란걸 몰라서. 바로 물러나겠습니다.
낯선 토지에는, 내가 모르는 룰이 있다.
이곳은 이 이상 타인이 들어서선 안될 장소.
이 경우, 나는 그 흐름을 따라야 하는 것이다.
[소우시] 아, 잠깐. 잠깐.
당신 말야, 이 땅 사람이 아니지?
[츠유하] ……………
상대를 떠보는 음색.
서서히 기어올라오는 오한.
여기에, 더 이상 있고 싶지 않다.
눈 앞의 남자한테서가 아니라,
그저 이 땅에서 불길한 기색을 느꼈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보고,
남자의 눈이 스윽 가늘어 진다.
[소우시] 안색이 안 좋은데……, 괜찮아?
싸늘한 시선에, 다소의 불편함과 위화감을 느낀다.
[츠유하] 당신은 누구……?
목 안이, 떨린다.
[소우시] 그건 내가 물어보고 싶은 말인데.
[소우시] 좀전에도 말했다 시피, 이 앞은 사유지.
당신이 이 안으로 가려하는 목적은?
[츠유하] …………………
목적이라는 말에는 대답하기 곤란해진다…….
여기로 온 이유는 있지만, 그것은 목적이 아니다.
[츠유하] 목적과는 좀…, 다를지도 몰라.
잠시 이 숲에 볼일이 있었어.
[츠유하] 하지만, 사람을 만나 버린 시점에서
이 이상 나아갈 수는 없으니까…….
이제 "소리"는 그치고 말았으니까,
이 앞으로 갈 필요는 사라졌다.
그렇게 생각하고 물러나려 하자,
눈 앞의 남자는 조금 언짢은듯 미간을 찌푸렸다.
[소우시] 나와 만난 것이 당신의 행동에 방해가 됐단 소리?
[츠유하] 방해라고 해야하나…….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여기에 온 이유를 오해 없이 전달할 수 있을 거란 자신은……, 별로 없다.
[츠유하] 미아, 입니다……….
[소우시] ………………
[츠유하] 길을 잃어버린 모양입니다.
바로 돌아 갈게요.
성가신 일엔 끼어 들지 않는다.
모르는 사람에겐 관여치 않는다.
어떤 사람에게, 끈질길 정도로 들어온 말이다.
[소우시] 잠, 깐, 기다려 줄려나?
빙글, 방향 전환.
냉큼 떠나려하던 내 몸은 어깨에 얹혀진 손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정지했다.
[소우시] 그 뭐냐, 그거다.
성가시다고 생각했대도 말이야,
조금은 제대로된 대처 방식이라는게 있는 법이잖아.
[소우시] 아무리 그래도 태도가 너무 노골적인거 아냐?
[츠유하] 역시 그렇게 생각해……?
나도 좀 너무 심했다고 생각했어.
[츠유하] 다시 한 번 도전해도 되겠습니까?
[소우시] 아니아니아니. 재도전 그런거 없으니까.
[츠유하] 저로서는 원만하게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습니다만,
[소우시] ………………….
[소우시] 바보같아……
[소우시] 딱히 당신이 어디의 누군지, 여기에 뭘하러 온 건지,
자잘한걸 케물을 맘은 없어.
[소우시] 흥미도 없고.
[소우시] 다만, 뭐…….
이 안쪽 길은 우리 집 별장으로 통해 있어.
[소우시] 이상한 녀석이 어슬렁거려서 어쩌다 말 걸어 본 것 뿐이니까
그쪽도 그렇게 경계하지마.
[츠유하] 아, 경계하고 그러는게 아니라……. 그저.
이상한 녀석이라는 소리는,
일단 여기선 못 들은 걸로 치고.
귀찮았다는 것은 말하지 않는게 좋을까.
[소우시] 그저?
[츠유하] 아무것도 아닙니다…….
길을 잃어 불안했던 탓에,
이 지방 사람을 만나서 다행이다 싶어서.
[소우시] ………………………
완전히 의심의 눈빛.
너무 적당했다…….
너무 심한 책읽기였던 걸지도 모른다.
[소우시] 하아…….
이제 됐어. 일단 기슭까지 내려갈 거지?
안내해 줄게.
내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그는 바로 방향을 전환해 기슭 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나아간다.
[츠유하] 뭐어……, 안해내 준다고 한다면.
저녁 무렵, 다소 시원해진 바람이 스쳐 지나갈 때마다
바스락바스락 나무잎 소리가 기분 좋게 울려 퍼진다.
옛날부터 내게는, 남들에겐 들리지 않는 "소리"가 들리곤 했다.
홀린 듯이 그 목소리를 따라 가지만
언제나 목소리는 도중에 그치고 만다.
누가 나를 부르는 건지.
내게 뭘 바라는 건지.
대개는 오늘처럼, 누군가의 존재가 나타나면
자연스럽게 그치고 마니까.
아아, 오늘도 목소리의 주인은
결국 알 수 없게 되었구나…, 하고 끝.
깊이 생각한 적은 없었다.
[츠유하] …………………
앞서 가는 남자를 멍하니 바라본다.
내가 가려했던 길 안쪽에는
남자의 별장이 있는 모양이다.
고등학생 정도려나.
왠지 연하라고 생각한다.
신짱과 비교하는 것도 이상한 얘기지만,
조금 어린 기분이다.
좀 전에는 그렇게나 으스스하게 여겼던 존재가
지금은 자연스럽고 친숙했다.
[츠유하] 하아…………….
이 "목소리"를 뒤쫓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소우시] 어이. 당신, 결국 어디에서 온거야?
오늘의 "목소리"는 평소와는 조금 다른 기분이 들었다.
[소우시] 그보다, 이 뒤에 한가해?
괴로워 보였지만, 원망이나 증오와는 다른,
순수한 슬픔만으로 차 있었던 것 같은ㅡ…
[소우시] 듣고 있어?
[츠유하] ?!
[소우시] 오오, 깜짝이야. 뭐야, 왜?
[츠유하] 미안…….
얘기를 안 들었어.
그 이전에, 말을 걸고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했다.
[소우시] 걱정 안해도, 이상한 데 데려가고 그러진 않을테니까.
[츠유하] 아, 그런 걱정은 티끌만치도 안 해.
[소우시] 어라? 그래?
나 신뢰 받고 있어?
[츠유하] 부족해 보이진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소우시] 아, 그런 의미?
[소우시] 뭐, 이 얘긴 됐어.
그래서 말야, 당신 이 뒤에 한가해? 아니면 아니야?
앞서 가고 있던 그는 어느샌가 멈춰서 있었다.
[츠유하] 한가하진 않지만, 별다른 예정도 없어.
[소우시] 그런걸 한가하다고 하는거야.
[소우시] 자아, 자아. 그런 당신에게 낭보입니다.
미타니 소우시 프레젠트!!
스폐셜 이벤트를 오늘 행할 예정입니다만
[소우시] 게스트로서 모쪼록 참석해 주실 수 없겠습니까?
[츠유하] 스폐셜 이벤트?
내 물음에, 그는 빙그레 웃고서, 공손히 일례했다.
[소우시] 저희들과 함께 100가지 괴담 이야기를 즐기지 않으시겠습니까?
[츠유하] 100가지 괴담 이야기?
[소우시] 그래그래. 100개의 괴담을 이야기 하는 거.
[소우시] 이 앞에 있는 신사에서
친구 몇 명이 모여서 하기로 했어.
[소우시] 딱히 100개를 전부 하고 싶은건 아니라
담력시험 기분을 맛보고 싶은 것 뿐이고.
[소우시] 사람이 많을수록 더 재밌을 것 같잖아?
[츠유하] ……?!
오싹하고, 등줄기에 오한이 일었다.
[츠유하] 괘, 괜찮아.
사양하겠습니다.
이곳은, 위험한 기분이 든다.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지만,
이제까지 느껴온 것들 중에서 제일로 강한 것을 느낀다.
닫고 있던 감각이 한꺼번에 열리는 듯한,
숨 죽이고 있던 존재가, 모습을 드려내는 듯한….
으스스한 기척을 느끼고,
두 팔을 비비듯 끌어 안는다.
[소우시] 아아~, 그런 소리 하지말고.
아무리 봐도 한가해 보이고. 모처럼이니까 꽃이 좀 필요ㅡ…
[???] 잠깐 소우시!?
뭐 하는 거야?!
[소우시] 에? 뭐라니…. 꼬시는 중?
[료타] 꼬시는 중?이 아니지!!
[???] 무슨 소란이야~?
어라.
왠지…… 늘었다.
[???] 료타~, 하루?
소우시 찾았어?
[키요하루] 있다 있어.
그리고, 지병이 발작한 모양이야.
[치아키] 병?
[키요하루] 사람을 끌어 들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하는 병.
[치아키] 앗차…. 성가신 난치병이네.
그런데? 귀여운 변덕 레벨이야?
[료타] 귀엽다니, 턱도 안 되는 소리!
남한테 민폐를 끼치는 레벨입니다!
[키요하루] 에~, 꽤나 재밌지만 말야.
게다가 말야, 지금건ㅡ…
[료타] 아…, 안돼!
치짱, 하루를 막아줘.
[치아키] 막아? 뭘?
[료타] 소우시의 얘기에 편승하려 든단 말이야!
[치아키] 아, 그런 의미?
[키요하루] 료타……. 너, 나를 오해하고 있지 않아?
나 역시 그런 부분은 분위기 파악한단 말야!
[키요하루] 생판 모르는 여자애를 끌어 들인다니,
설마 그런 짓……
[키요하루] 할리가 없잖아!
엄청난 웃는 얼굴을 이쪽으로 보여주지만
솔직히 설득력 부족이고, 뭣보다 굉장히 민폐입니다만…….
[츠유하] ……………….
그건 그렇고 어느새 줄줄 모여 드는 것이,
왠지 굉장히 불길한 예감이 든다.
[소우시] 아아, 다들 진정해
여기선 일단, 그녀 자신에게 물어 보자.
[츠유하] 아, 이 타이밍에서 화살끝이 나한테 오는 거야?
[츠유하] 피해가려고 했는데……. 유감.
눈이 핑핑 도는 눈 앞의 대화에,
이대로 남몰래 자리를 뜬대도 들키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는데.
조금만 더 일찍 행동에 나서야 했던 걸지도….
[소우시] 갑자기 우르르 몰려 든것처럼 보일테고,
그녀의 의사를 무시하고 얘길 진행시키는 것도 이상하잖아?
아니, 실로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제 의사를 무시하고 이야기는 진행되고 있습니다.
[소우시] 한 여름의 추억으로,
괴담은 어떠십니까?
[치아키] 식후에 디저트는 어떠십니까?
[키요하루] 풉…, 닮았어.
치 짱. 한 번 더~……!
[치아키] 에~, 별 수 없다니깐.
희망에 응해 볼까나~.
[소우시] 치아키 군은 나한테 시비를 거는 걸까나?
[치아키] 아뇨아뇨, 천만의 말씀.
그런 돈도 안 될 만한거, 손댈리 없습니다.
안경을 쓴 소년은
히죽 입끝을 들어 올리고 도발하듯 말했다.
[치아키] 그건 그렇고, 소우지.
설마 네가 이렇게 헌팅이 서투를 줄 몰랐어.
[키요하루] 엣? 뭐야? 이거 헌팅이였어?
소우시, 헌팅 중이였어?
[키요하루] 심지어 차였어……? 그런가…….
아니, 하지만 소우시. 괜찮아!
울적해 할 거 없어! 분명 좋은 일이 있을테니까!!
[료타] 하루…, 안돼.
소우시는 말야, 이래보여도 상처입기 쉬워.
그렇게 사실을 말하지 말아줘.
[소우시] 엣, 어째서 그렇게 되는데.
[소우시] 길 잃은 여성을 에스코트 해주려 했던 신사한테
너희들 정말 실례인걸.
어라? 이 흐름은 혹시나…,
슬그머니 도망칠 수 있는 걸까…?
긴장감을 발산하지 않고, 지극히 자연스럽게
그리고 조용히, 기슭으로 이어진 길로…….
[치아키] ……………………….
[츠유하] …………………….
시선이, 아프다.
구멍이 뚫릴 정도로 바라본 다음,
그는 만면의 미소를 지운다.
[치아키] 그러고보니, 누님은 왜 이런 숲 속에 있었어?
[치아키] 덧붙여 우리 5명은 한창 수험 준비중인 고등학교 3학년 생이야.
[치아키] 여름방학도 이제 곧 끝인데
정신차리고 보니 수험공부에 힘쓰는 나날들.
[치아키] 잘못되진 않았어.
우리들이 지금 해야하는 것이 공부란건 잘 알고 있어…!
[치아키] 하지만, 그럼에도…….
다소나마 최후의 여름방학을 구가한대도
벌은 안 받지 않을까나?!
[치아키] 그럴 때, 소우시가 언제나처럼
바보같은 기획을 세워서.
뭐어, 이제는 즐겁기만 하다면 뭐든 상관없어!
[치아키] 그래서, 별장이 있는 산골에서
100가지 괴담 이야기를 하기로 된 겁니다.
[치아키] 이걸로 이쪽 설명은 OK?
누님은?
[츠유하] ………………….
[소우시] 치아키……. 얼어 붙어 있다구.
[소우시] 너는 설명을 잘 하는 건지 못 하는 건지.
확실하게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알듯 말듯 합니다.
[츠유하] 요컨데, 수험 공부에 질려서 놀러 왔단 소리?
[키요하루] 정답~~!
[료타] 뭐 이러니저러니. 여름방학동안 꽤나 놀았지만 말이야.
[치아키] 아, 료타.
그 말은 하면 안되지.
어쨌든. 거침없이 휘몰아치는 말을 쏟아 낸 그는,
내 대답을 기다리듯, 방긋 웃어 보인다.
[츠유하] ………………….
퇴로는 훌륭히 차단 되었다.
[츠유하] 좀전의 헌팅남이라면
가볍게 흘려 넘기고 떠날 수 있었을텐데.
[소우시] 어이~, 입 밖으로 나왔잖아.
그런건 마음의 소리로만 해줘.
[치아키] 그래그래. 소우시는 머리는 좋은 주제에
요령은 없다고 해야하나? 조금 바보같은 얘지.
[키요하루] 그거, 정확한걸~.
치 짱도 참, 가차없다니깐.
[치아키] 무리하게 말할 필욘 없어.
다만, 시간도 장소도, 누님 혼자 오기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치아키] 진짜론 어딜 가려 했던거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헤어지고 싶은데,
그렇게 해주진 않는다.
[츠유하] 하아…….
크게 한숨을 내뱉었다.
아무와도 관여치 않는다는 것은 무리고,
나한테도 그게 제일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내 이야기를 들어 준다고 하니까,
조금쯤 응석을 부리는 것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츠유하] 목적지가 있었던 건 아냐.
[츠유하] 하지만, 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어.
그래야할 이유가 있었어.
숨김없이 바라보자니,
그는 어깨를 살짝 들며 시선에 답해준다.
[치아키] 과연. 정확한 대답인건 아니지만.
[치아키] 생판 남을 상대로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별로 추천하지도 않고.
좋은 판단이라고 생각해.
[치아키] 뭐어, 적당히 얼머무려 넘겨 버리는 것도 괜찮았을거라 생각하지만 말야.
[츠유하] 적당히 얼머무려 넘기게 해줄 정도로
성격 좋은 상대로 보이지 않았는 걸.
[치아키] 와아, 꽤나 아픈데를 찌르네.
[치아키] 뭐어, 내 성격은 그렇다치고.
누님의 판단은 굉장히 적절하다고 생각해.
[치아키] 우리들은 누님의 신용을 얻을만한 재료, 아무 것도 없어.
[치아키] 잘 모르는 땅에서 갑작스레 나타난 남자라니
간단히 신용하면 안되니까 말야.
[치아키] 우리들을 잘 이용해서
무사히 기슭까지 내려가는 것이 정답.
방긋 지어주는 만면의 웃음에 당황한다.
[츠유하] 꽤나……, 어른스러운 소릴 하네.
귀여운 외견에 반해 어조는 어디까지나 차분해서,
내 마음 속으로 묵직하게 떨어져 내린다.
[료타] 치짱……!
[키요하루] 멋지다~~!! 반하겠어~~!
[치아키] 에, 쑥스럽게~.
[소우시] 어이…, 이 녀석 쪽이 헌팅하고 있는거 같지 않아?
완전 구워 삼으려 들고 있다니깐.
왁자지껄.
정숙을 떠올리게 했던 그 조용하고 싸늘한 공기가, 단번에 변한다.
[츠유하] 엄청 이상해…….
[츠유하] 하지만, 고마워.
이상한 사람들이지만, 재밌고
믿을 수 있을 것 같아.
[치아키] 어라?
여기선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멋져! 꺄아~!하고 반해야할 장면 아냐?
[소우시] 아니, 이상하단 소릴 들었다구.
[치아키] 엣? 소우시가?
[소우시] 아니, 네가.
[치아키] 아하핫. 뭐어, 그 부분은 자각이 있으니까, 괜찮아.
그 목소리가 그치는 것은
항상 다른 인간의 존재가 있을 때였다.
그러니까 이번엔 분명 이걸로 끝.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츠유하] 누군가가, 부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
[키요하루] 불러? 만나기로 약속했단 소리?
[츠유하] 런게 아니라, 감각의 문제니까 말은 잘 못하겠지만
옛날부터 뭔가를 끌어 당기는 것 같아.
[소우시] 뭔가를?
[츠유하] 뚜렷한건 아니지만…….
형태로 표현할 수도 없고, 제스쳐로도 무리다.
그렇게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보고 있자니…
곱슬머리의 남자가 부드럽게 미소하면서
온기 있는 목소리로 말한다.
[료타] 괜찮아. 성실하게 들을테니까.
그러니까 천천이라도 좋으니까, 이야기 해줘.
[츠유하] 응…….
미소에 대답하듯,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만족한듯 방긋 웃었다.
[츠유하] 목소리가, 들려.
[츠유하] 누군가가 부르고 있는 듯한 감각이지만,
그건 다른 사람에겐 들리지 않아.
[키요하루] 우와. 그거 영적인 이야기?
[츠유하] 모르겠어…….
나는 영감이 있는게 아니니까.
[츠유하] 다만, 인간이 아닌 것 같아.
토지거나, 사물의 기억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자기장같은 것이 느껴져,
[키요하루] 엣, 그거 위험한거 아냐?
[키요하루] TV같은 데서 하잖아.
자살 명소 같은데는, 원래부터 그런 땅에 있는 영이
부르고 있기 때문이라던가~, 뭐 그런거.
[소우시] 아니. 이 장소에 그런 내력이 있었다는 얘기는
들어 본 적 없는데…….
[료타] 응…….
우리들은 옛날에 자주 여길 찾아왔지만
사건같은게 일어난 적도 없어.
[소우시] 사건이라고 하면……
[료타] 에? 무슨 일 있었어?
[소우시]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소우시] 애당초, 여기는 산기슭에서 멀리 떨어진 곳도 아니니까
길을 잃어서 조난 당할 일도 없을테고.
[???] 그 부르고 있다는 거…,
이번이 처음인건 아니지?
[츠유하] 아, 응…….
지금까지 조용히 대화를 방관하고 있던 흑발의 소년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키요하루] 오, 타카오미. 있었어?
[타카오미] 하루. 실례야.
처음부터 계속 같이 있었어.
[키요하루] 그치만 말야. 넌 아무 말도 없을땐
진짜 존재를 잊어 버릴 정도로 암 말도 안하고.
[키요하루] 심심해져서 별장으로 돌아간 줄 알았어.
[소우시] 타카오미. 이 바보는 냅둬도 상관없어.
[타카오미] 그럼, 계속할텐데. 괜찮아?
[츠유하] 아, 응.
투명한 목소리.
졸린듯 가늘어진 눈동자는,
어딘지 차갑고, 서늘하게 빛난다.
[타카오미] 당신의 말투로 보니
예전부터 몇 번 일어난 현상이지?
나는 고개를 끄덕여 답한다.
그 대답에, 소년은 잠시 생각하듯 미간을 모은 뒤
다시 날카로운 시선을 내게로 돌린다.
[타카오미] 지금까지 그 목소리란 것의 부름에
어떻게 해 왔어?
[츠유하] 이번과 마찬가지.
목소리의 부름대로, 목적지도 모른채 따라갈 뿐.
[타카오미] 그 뒤엔?
[타카오미] 아무 일도 없었다면, 당신이 매 번
그 목소리를 따갈 이유가 없어져.
[츠유하] ……………….
마치, 확신을 내리는 것같은 오싹한 음색.
감정을 읽을 수 없는 표정에,
약간의 불안을 느끼며, 나는 입을 열었다.
[츠유하] 확실히……. 지금까지 몇 번이고 부름은 있었어.
하지만 반드시 되돌아 가게 돼.
[츠유하] 통로가 봉쇄되어 있다거나,
도중 만난 아주머니에게 차 대접을 받는 다거나…
[츠유하] 목소리를 들어가며 목적도 없이 걸는 것 뿐이니까….
눈 앞의 길이 가로 막히면 그 이상 나아갈 방법은 없었어.
[타카오미] 과연. 이번에 당신을 붙잡아 세우는 역할은 우리들이란 소린가.
[츠유하] 아마…….
[타카오미] 이해하긴 어렵지만,
뭐어……. 조리는 있어.
[타카오미] 그래서?
[츠유하] 에?
[타카오미] 당신은 그 목소리를 따라가서, 뭘 알고 싶어?
[츠유하] ……………………?
[타카오미] 확실히 말해서, 다른 사람한테 말해 봤자
당신의 망상이라고 생각될거야.
[타카오미] 처음 만난 우리들이라면 더 더욱.
뭐어, 보아하니 남들이 믿을 필요는 없다는 얼굴이지만.
[타카오미] 당신이 기분이 풀린다면 마음껏 따라가.
[료타] 타카오미, 잠깐만.
그런 말투는…….
[츠유하] ………………….
어딘지 걱정스레 흔들리는 눈동자가,
우리들을 번갈아 바라본다.
[타카오미] 나는……, 나무라는 것도,
밀쳐 내는 것도, 아니야.
[타카오미] 소우시가 손을 대서 알게 된 것 뿐이라 해도,
이젠 생판 모르는 상대도 아니야.
[타카오미] 혹시 우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뭐든 말해줘.
[츠유하] 에………?
천천히 고개를 든다.
표정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어딘지 다정한 눈동자와 마주쳤다.
[소우시] 밀어 떨어 트린 다음 손을 뻗는 건가.
너, 공략방법이 너무 매니악하잖아.
[키요하루] 쿨을 가장해 놓고, 상큼 스마일이라.
과연, 타카오미~.
[치아키] 자아, 얘기도 정리 됐고
다 같이 누님을 바래다 주자구.
[소우시] 에에에엑~~?!
담력시험은?
그보다, 상담을 받아 주는 거 아니였어?
[치아키] 에~가 아니고.
상담같은건 걸으면서도 할 수 있고.
일단 여길 벗어나는게 좋잖아?
[키요하루] 여기서 벗어나면 100가지 괴담 이야기는?
같이 하는거 아니였어?
[료타] 하루, 얘기 듣고 있었어?
이대로 붙잡았다가 무슨 일 생기면 책임도 못지잖아.
[료타] 애당초, 관계 없는 사람을 끌어 들이는건 안돼.
[소우시] 관계 없다니!!
잠깐, 료타.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너무해! 믿을 수 없어!!
[료타] …………………………….
[소우시] 우……. 료타의 싸늘한 시선이 아파.
예쁜 얼굴이면서, 조금 유감스러운 사람이구나.
[료타] 미안. 조금 유감스런 녀석이라서.
[츠유하] 나……, 마음의 소리가 샜어?
[료타] 아하핫. 뭐어, 나쁜 녀석은 아니야.
[츠유하] 응……. 그건 보면 알겠어.
이러니 저러니 오지랖 넓고, 남들도 잘 챙길것 같다고 생각해.
[료타] 맞아, 맞아.
그래서 꽤나 손해 보고 그러지만.
[소우시] 잠깐, 거기.
그런 소린 본인한테 하도록!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타카오미라 불린 소년은 졸린듯 눈을 비빈다.
[타카오미] 응……. 일단은, 그런거니까….
[츠유하] 고마워.
확실히 말해줘서 고마워.
[타카오미] 말뿐만이 아니라
제대로 들어 줄 테니까, 사양할 필요 없어.
[츠유하] 응………, 고마워.
은밀히 느낀, 가슴 속 따스함에 입술을 꾹 다문다.
[츠유하] 그러고보니, 미안.
100가지 괴담 이야기를 할 예정이였었지?
바래다주는 것은 고맙지만
예정을 어긋나게 만든 것은 미안하다.
그렇게 생각해, 사죄의 말을 입에 담자
옆에서 걷던 그가 가볍게 고개를 젓는다.
[타카오미] 당신이 신경쓸 필욘 없어.
[타카오미] 아니. 이 기획 자체를 이대로
없던걸로 해버리고 싶을 정도로.
[츠유하] 에?
[치아키] 아. 타카오미 또 그런 소릴 한다~.
[료타] 혹시, 아직도 납득이 안 가?
[타카오미] 응.
[료타] 소우시는 노는 일에 관해선 엄청 끈질기니까 말야.
[소우시] 끈질기다니, 무슨 말이 그래?
너희들도 어디 놀러가고 싶다고 말했잖아.
[키요하루] 그보다 말야……,
좀 전부터 쭈욱 생각했던 건데 말야.
[키요하루] 소우시 말야, 자기소개 같은거 했어?
[소우시] 자기 소개………?
[료타] 어라? 안 했어?
[키요하루] 역시나…….
소우시는 너무 앞서간다니깐.
[소우시] ………!
키요하루한테 그런 소릴 듣다니…….
난 이제, 끝이야……!
[키요하루] 그거, 무슨 뜻이야…….
뭐어, 상관없지만.
상관 없는 거구나…….
미간을 찌푸리며, 약간 언짢은듯 입술을 비죽이지만
바로 맘을 푼 걸까.
빙글 이쪽을 향해 웃음을 보인다.
[키요하루] 그래서, 그래서 말야~.
새삼스럽지만, 나부터 자기 소개 할게~.
[츠유하] 아.
굉장히 멋진 미소라서 말꺼내기 어렵지만,
기슭까지 배웅해 주는 것 뿐이고,
굳이 자기소개까지 할 필요야…….
거절의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을 때,
옆에서 대화를 가로 막 듯이 제지가 들어온다.
[료타] 아, 잠깐. 잠깐만.
하루, 스톱!!
[료타] 갑작스래 자기 소개 타임이라니
그녀, 혼란스러워 할거라고 생각해.
[료타] 그러니까 내 쪽에서 간단하게 소개해줘도 될까?
[소우시] 좋아. 오케이. 부탁하마, 료타.
[키요하루] 에~? 나는 내가……
[료타] 우선은 미타니 소우시.
내 쌍둥이 형으로, 조금 유감스런 구석이 있지만
나쁜 아이는 아니니까 안심해.
[소우시] 엣, 그런 소개야?
[료타] 다음엔 센케 키요하루.
우리들의 소꿉친구로, 나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급생.
[료타] 이렇게 보여도, 손재주가 좋아서
기계 같은 걸 잘 만져.
머리 쪽은 보시다시피, 일려나.
[키요하루] 엣. 잠깐. 료타씨……?
[료타] 이어서, 시마 타카오미.
타카오미도 우리들의 소꿉친구지만
고등학교는 사립에 다니고 있어.
[료타] 차분하고, 장난도 안 치고,
두뇌 명석, 한치의 불만의 여지도 없는!
믿음직한 아이입니다!
[소우시] 엣. 우리들이랑 취급이 너무 다르지 않나?
[료타] 그리고, 그는 칸다 치아키.
우리는 치 짱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료타] 소꿉친구는 아니지만,
타카오미의 룸메이트야.
[료타] 상식도 있고, 두뇌 회전도 빠르고,
타카오미가 부러워.
[치아키] 아니아니, 그 정도까지는~.
[키요하루] 타카오미랑 치 짱은 확실히 머리도 좋긴하지만…….
[키요하루] 료타, 너…….
우리를 그런 식으로 생각했던 거야?!
[료타] 마지막으로, 나는 츠카모토 료타.
소우시의 쌍둥이 동생입니다.
잘 부탁해.
[치아키] 아하핫.
철저하게 쓰루네.
[료타] 어라? 뭔가 잘못된 소개였어?
[타카오미] 아니. 완벽했다고 생각해.
[료타] 고마워, 타카오미.
자아, 이번엔 누나의 차례라도 괜찮을까?
[츠유하] ……………….
[료타] 우리들은 고등학교 3학년인데,
누나 쪽이, 연상…… 이지?
가능하다면 말을 놓아줘.
[츠유하] ………………….
안돼…….
[료타] 누나?
안됀대두…….
[치아키] 기분 안 좋아?
[츠유하] 우~~~~~~~!!
자신의 팔을 꽉 움켜안고, 잘게 떨고 있는 내 어깨를
걱정스러운듯 들여다보는 기척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걸 자연스럽게 대응할 여유가 없어져서,
[츠유하] 미안……, 미안해……. 하지만, 못 참겠어.
대화가…, 초등학생들 같아서……!
[키요하루] 오옷, 잘은 모르겠지만 먹혔나봐.
[료타] 에? 누나, 웃고 있는 거야?
아아, 뭐야……. 그렇구나. 다행이다.
[료타] 억지로 시작한 거니까.
놀라서 기분 상한게 아닐까 싶어서
조금 조마조마 했었어.
[츠유하] 미안…….
조금 참을 수가 없어서.
왠지, 평범한 대화같은데
묘하게 엉성한 구석이 너무 우스워서.
[츠유하] 당신들, 항상 이런 식으로 얘길 해?
[치아키] 시답함? 3차원 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느낌이려나.
무기력 탈력 한가득 이란 느낌.
[타카오미] 딱히……, 제대로된 대화는 없지….
[츠유하] 하지만, 부러워.
이런 식으로 태평하고 아무것도 아닌 대화,
내 입장에선 신선한걸.
[키요하루] 흠흠, 좋지 않아?
끼고 싶단 뜻이지?
[키요하루] 누님, 웃는 얼굴 완전 귀엽구.
내 개인적으론 이대로 작별하는건 역시 쓸쓸해~.
[료타] 하루~. 안된대두.
자아, 누나도 자기 소개 부탁할게!
[츠유하] 아, 미안.
나는 이치카와 츠유하야.
[츠유하] 여기서 조금 멀지만,
사진 전문학원에 다니고 있어.
[츠유하] 갑작스런 만남이라 조금 놀랐지만
모두 좋은 사람인 것 같아서 안했어.
[츠유하] 일단……, 한살 연상인게 되려나.
하지만, 편하게 말을 놓아주면 기쁠거야.
아무일 없이, 이대로 기슭까지 배웅을 받은 다음,
버스에 올라타 돌아간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소우시] 괜찮아?
[츠유하] 에?
[소우시] 확인하지 않아도, 괜찮겠어?
[츠유하] 확인해……?
[소우시] 그 목소린지 뭔지, 한 번도 확인해 본적 없었잖아?
[츠유하] ………………….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내게,
그는 천천히 입 끝을 활처럼 끌어 올린다.
[소우시] 어째서?
그 웃음은, 질문을 거부하는 것을 금한다.
[츠유하] 아는 것이…, 무서웠어…….
뭐라 말할 수 없는, 예감이 들어서.
작게, 목소리가 떨린다.
목 안쪽이 바싹바싹 메말라 간다.
[소우시] 예감이 들어?
뭔가 무서운 것이 부르고 있는 것 같아?
[츠유하] 아니. 그게 아니라…….
내 귀에 닿는 목소리는
그런 것조차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작았어.
[츠유하] 무서운 건지, 다정한 것인지
나로서도 몰라.
[츠유하] 다만, 뭔가가 변할 것 같은.
막연한 공포가 있어서….
방해가 들어 올 때마다 어딘지 안심하고 있었어.
토로해 놓은 자신의 감정에, 놀랐다.
나는 무서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치 조종당하듯
목소리를 찾아 방황했다.
그것이 자신이 뜻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공포가 있었다.
[츠유하] 나, 는……
[소우시] ……………………….
[소우시] 지금이라면 확인하러 갈 수 있지 않아?
[소우시] 이대로, 그 목소리의 정체를 모른 채
계속 불안을 품는거, 정말로 괜찮겠어?
재차, 확인하는 듯한 질문.
[츠유하] ………………….
말을 꺼내려 했지만,
그것은 소리 되지 않고 끊어진다.
[소우시] 지금이라면 우리들이 따라가 줄 수도 있는데.
당신은 어쩌고 싶어?
물음이면서도 그 목소리는, 그 표정은.
거부할 수 없는 힘으로 내 지침을 유도한다.
[츠유하] ………………….
[키요하루] 아. 나 참가해 보고 싶어.
[츠유하] 에?
[키요하루] 츠유하도 신경 쓰이잖아?
그럼 잽싸게 조사해 보자구~.
[츠유하] 아, 응.
ㅡ…이 아니지…….
[츠유하] 잠깐만.
아아, 정말. 왠지 낚였어…….
[츠유하] 아냐, 괜찮아.
억지로 정체를 파헤치고 싶었던게 아냐.
[소우시] 사양할 필요 없대두.
전부 우리한테 맡기면 되니까.
[키요하루] 응응. 맡겨 줘!
의욕을 발하는 두 사람을
기가 막힌 듯한 모양새로 바라보고 있던 료타가
입을 열려고 하는 것을 제지하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츠유하] 그럴 필욘 없어.
[소우시] 응?
나쁜 사람들이 아니란건 알았다.
하지만, 관여해 주는걸 바라는게 아니다.
[츠유하] 괜찮아. 이미 이 목소리를 확인할 필욘 없으니까.
[츠유하]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마치 누군가의 보호를 받듯이 돌아서게 되는 것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츠유하] 그러니까, 당신들을 만난 시점에서
이번에는 끝.
[소우시] 흐음. 그럼 별 수 없지.
[치아키] 어라. 꽤나 깔끔하게 물러서네.
[소우시] 당황해하는 상대를 놀리는 건 재밌지만,
이렇게나 냉정하면, 식지.
[츠유하] 기대에 응해주지 못해서 미안.
하지만, 고마워.
신경 써 줘서.
[소우시] 뭐어. 도중에 맘 바뀌면 말해줘.
난 대환영이니까.
[키요하루] 저기저기! 그럼 말야, 100가지 괴담 이야기 안 할래?
[소우시] 너 말야……, 얘기 듣고 있었던거 맞지?
[키요하루] 듣고 말고!
목소리의 정체를 찾는건 관두기로 한거지?
[키요하루] 하지만, 아직 그리 늦은 시간도 아니고.
모처럼 알게 된 사이니까,
괴담 이야기, 같이 하자구.
[타카오미] 그러니까, 하루.
그녀를 이 숲에 너무 오래 두는 건….
[키요하루] 아니아니. 잠깐만이래두!
[키요하루] 조금 시간만 내주면
제대로 기슭까지 바래다 줄테니까.
[타카오미] 그런 문제가 아냐.
[치아키] 겨우 소우시가 조용해 졌다 싶었는데,
이번엔 하룬가.
쓸데 없이 끈질기다니깐.
[치아키] 하지만, 뭐. 나도 조금 정도 쯤은
괜찮지 않을까 하는데.
[료타] 잠깐. 치 짱까지!
[츠유하] 조금만이라도 괜찮다면, 시간은 낼 수 있는데…….
모처럼의 호의기도 하다.
이대로 계속 거절하는 것도 조금 거북하다.
[키요하루] 옷? 진짜?! 대장!
츠유하의 승낙을 받아 내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소우시] 잘 했다!
그럼, 우회해서 신사로 가볼까.
[료타] 미안…. 결국 끌어 들이고 말아서.
바로 방향을 바꿔 걸어가는 소우시와 키요하루의 모습에
료타는 피곤한듯 흐린 표정으로,
사죄의 말을 입에 담는다.
[츠유하] 모처럼 권유 받은 거고,
기뻐해 주는 모양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해.
[치아키] 응응. 모처럼 할거라면
여자아이가 있는게 더 즐겁고 말이야~.
생긋하며 치아키가 고개를 끄덕이자,
료타는 체념한 듯 작게 숨을 내뱉었다.
참가하겠다고 말한건 괜찮지만…,
왠지 쓸데 없이 그를 피곤하게 만들걸까나?
자그마한 불안을 품으면서도,
앞서 가는 두 사람에게 뒤쳐지지 않도록
우리들도 그 뒤를 쫓았다.
▼ 1주차 일 경우 - 8월 26일 (2)
▼ 미타니 소우시를 클리어한 상태일 경우 - 8월 26 (1-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