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희미하게 남은 반점을 무의식 중으로 비비며,
맑고 화창한 하늘을 조용히 바라다 보고 있었다.
그 때,
더 이상 떠나지 않겠다고, 서로 손가락을 꽉 얽고서 미소 지었다.
그리고, 멀리서
우리들의 이름을 부르는 료타네의 목소리를 느끼며,
의식을 잃었다.
[키요하루]저기저기. 오늘은 어디까지 갈 거야?
[츠유하]조금……, 멀리까지 나가봐도 괜찮아?
[키요하루]물론!!
두 손에 든 카메라로 내 손은 한가득이라서
그것이 조금 불만인걸까,
그는 내 어깨를 뒤에서 떠받치며,
조금 들러붙듯이 걸어 간다.
[츠유하]역시……, 심심하지?
키요하루도 같이…….
그 말은 등 뒤에서 몸을 감아 오는 팔에 막히고 말았다.
[키요하루]괜찮아~!
사진을 찍는 것도 재밌지만
그러면 널 별로 못 보게 되고.
[츠유하]하지만, 나는 과제가 있으니까…….
별로 신경 써 줄 수가 없는데?
[키요하루]그래서 그런거 아냐?
그보다 말야, 뒤에서 떠받치는 거, 방해야?
[츠유하]방해라고 하면……, 놔줄래?
거야, 억지로 붙잡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어느 정도 자세가 고정되고 마니까, 조금 움직이기 불편한건 있다.
그렇다고 그가 순순히 말을 들어 줄 거라곤 생각치 않는다.
[키요하루]안 돼. 왜냐면 이제.
떨어지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귓속을 자극하는 달콤한 속삭임에 무심코 꾸욱 입술을 깨물고,
거리를 벌리기 위해 몸을 움츠리지만,
그것을 가로 막듯이
그는 내 어깨를 자기 쪽으로 끌어 당긴다.
[키요하루]그러니까, 안된대두.
츠유하가, 말했잖아?
내가 웃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
[키요하루]내가 웃고 있으려면,
이 거리가 필수 불가결이야!!
[츠유하]웃어 달라곤, 말했지만…….
설마, 항상 이 거리를 유지하라는 건가…….
그는 끌어 당긴 내 어깨를 좀 더 꽉 잡아 당기고서,
헤헷하고 작게 웃음을 흘린다.
[츠유하]키요하루는……, 의외로 어리광쟁이구나.
[키요하루]그건, 뭐어…….
네가, 어리광을 받아 주니까, 그런가?
그렇게 말하며, 그는 내게로 시선을 맞춘뒤
불연듯 표정을 푼다.
방금전까지 보여줬던, 어린 웃음이
어딘지 차분한 미소로 변해간다.
[츠유하]저기, 키요하루…….
분명, 전부 끝나는 것은 먼 미래겠지만….
[츠유하]이것만큼은, 잊지 말아줘….
변해 가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아 줘ㅡ….
당신은, 자신 안에 다른 존재가 있고.
그 존재가 자신을 집어 삼켜 가는 것을 무서워 했었지만.
그런게 아니야…….
그것은 확실히, 당신을 미치게 만들 뿐이지만,
그렇지만…….
자기 자신을, 부정하지 말아줘…….
[츠유하]나는 당신이……. 당신이였으니까
좋아하게 된 거니까.
- FIN -
-------------혹여 여기까지 읽어 주신 분들이 있으면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젤 재밌게 플레이했으나 역시 이 게임 답게 /훗했던 이야기였네요. 당시에 막 플레이를 끝낸 치아키, 역시 진상이니까 소우시(아니였다), 개인적으로 재밋게 한 키요하루... 세 캐릭터 루트가 끝났습니다.
료타의 얀얀까지 보여드리고 싶긴 한데 지금 개인적으로 몸 상태가 바닥인고로... 여튼 여력이 있으면 료타까진 하고 싶습니다만.. 여튼 바닥인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