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네 사람의 젊은 악마 사용자가, 잔디 공원에 동그랗게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은 다른 주민들과는 크게 달랐다, 머리칼이나 옷 일부가 그슬리고, 피부에는 화재 현장에서 도망쳐 나온 듯한 검댕이 묻어 있었다.
「일단 미도리 짱 덕분에 옷은 마른 모양이고…. 불행 중 다행이려나」
힘없이 웃음을 띄우는 카즈야를, 유즈가 째릿하고 쏘아본다.
「마른 게 아니라 불타 버린 거겠지!」
지금 넷의 상태는 미도리의 동료 악마, 픽시가 쏜 지오의 결과다. 미도리는 추욱 쪼그라져 있었다.
덧붙여 지오가 작렬했을 때,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 것은 유즈였다. 그 때문에 상의 아래쪽 절반은 불타 버렸다.
「이건 이미 빨고 말고 하는 레벨이 아니야. 옷을 살 수 밖에 없어」
그렇게 말하는 아츠로우도, 트레이드 마크인 모자가 불에 타 그슬려 있었다. 그럼에도 모자를 벗으려 하지 않는 것은 그의 폴리시다.
「하지만 옷가게 같은 건 죄다 닫혀 있고……」
유즈는 그렇게 말하며 주위를 둘러본다.
잔디 공원 안에 있는 점포도, 그리고 공원 길가를 따라 늘어선 가게도 전부 셔터가 내려가 있다. 현재, 봉쇄 지구 내의 음식점, 슈퍼, 편의점 및 거의 모든 가게는 닫혀 있었다. 물론 옷 가게도 예외가 아니다. 정전 때문에 가게 내부의 조명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또한 컴퓨터로 상품을 관리할 경우, 그 전원을 확보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 거라면!」
미도리가 기세 좋게 손을 들었다.
「좋은 가게가 있어! 거기 점장이랑은 아는 사이니까, 분명 옷을 팔아 줄 거야」
그리고 약 1시간 뒤, 아키하바라.
「우와아아악!! 악마!! 악마가!!」
「꺄아아악! 살려줘!」
거리엔 혼란이 펼쳐져 있었다. 몇 명의 민간인들이 다급히 도망쳤다. 악마가 출현한 것이다.
「우왁!」
달아나던 회사원 하나가, 지면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 그 바로 뒤에, 거대한 털북숭이 거한, 웬디고가 서서히 엄습해 왔다.
「히이이익!!」
그는 죽음을 각오했다. 눈을 감고, 절망적인 어둠 속에서 몇 초 후에 자신을 짓뭉갤 충격을 기다렸다. 허나, 그 충격은 아무리 지나도 오지 않았다.
그는 쭈뻣쭈뻣 눈을 뜬다.
시야에 비친 것은 불길에 휩싸여 타오르는 설남의 모습이었다.
「우오오오―………」
고통의 신음을 지르며, 회사원의 눈앞에서 마계의 괴물은 소멸되어 간다.
그리고 그 건너편에 서 있는 것은, 4명의 소년소녀. 그의 절반도 채 되어 보이지 않는 나이대로 보이는 그들 넷은 악마를 부리며 악마와 맞서 싸웠다.
「우리들이 왔으니 이제 안심입니다! 나쁜 악마들에게는 천벌☆이얏!」
그 모습에 회사원은 일순, 어린 시절 동경했던 5인조 히어로를 떠올렸다.
그 젊은 악마 사용자들은 그 정도로 멋지고, 히어로와도 같았다.
― 입고 있는 옷을 제외하면.
나중에 그 회사원, 타카하시 곤죠(33)은 진술했다고 한다.
『교복? 아뇨, 아닙니다. 가장 활기찬 여자아이는 네. 그거입니다. 우리 딸아이가 자주 보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말하자면 마법 소녀였습니다. 아니, 하지만 그녀는 그나마 정상적인 쪽이었습니다. 그 옆에 있던 여자아이는 한창 유행한다는 메이드 복장이었습니다. 네. 기장이 긴 타입. 왜 그렇게 움직이지 불편한 옷을 입고 싸우는 건지 완전히 의미불명이였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아직 서장에 불과했습니다. 그 옆에 있던 소년은 여경 복장이였습니다. 아뇨, 진짜 경찰 제복이 아니라. 이렇게 전체적으로 화려한 블루로, 굉장히 짧은 스커트에는 허리까지 슬릿이 들어가 있어서…. 네, 미니스커트 폴리스입니다.
마지막 한 소년입니디만…, 그는 간호사 같은 차림을 하고 있었습니다. 너스캡이 아니라 왠지 그을린 모자를 쓰고 있었지만. 처음엔 병원에서 부상자를 도우러 온 건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왠지 남자아이로…….
매지컬 도리라고 하는 아이는 왠지 즐거운 듯 악마와 싸웠습니다만, 다른 아이들은 미묘한 얼굴이였습니다. 메이드복을 한 아이는 왠지 계속「왜 내가 이런 차림을…」하고 불만스러워했습니다.
그들은 내내「여러분, 저희들의 악마는 위험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수상한 사람이 아닙니다」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녔습니다만. 아니…, 그 차림으로 수상하지 않다고 해도 말이죠………』
<<악마 사용자류, 서바이벌 생활술 그 3. 악마 사용자는 몹시 신뢰받기 힘든 존재입니다. 언동이나 차림에는 언제나 주의하여, 괜한 소해를 사지 않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