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露)의 괴이/전기
[백로(白露)의 괴이/전기/9월 23일] 동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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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9. 3. 10:14
** 동급생 **
기숙사를 빠져나간 치아키에게 대리 점호를 부탁받은 타카오미.
그 때, 동급생 타치바나가 치아키를 찾아 방을 방문한다.
귀찮기에 대강 대하지만서도…….
[타카오미] ………………….
[타치바나] ……………….
[타카오미] 또……, 치아키 건?
슬슬 돌아 올 무렵이긴 한데…….
[타치바나] 아, 뭐어……. 그렇긴 한데.
너, 좀 얼머무리고 좀 그래.
[타카오미] 전에 얼머무렸는데 바로 들통났으니까,
이제 별로 상관없으려나 해서.
[타치바나] 하아………, 넌 정말…….
그보다, 이 얘긴 이제 질렸어.
이것저것 많이 다 해봤어. 수는 다 써봤어.
[타카오미] 그래?
그럼 난, 과제하고 싶으니까…….
[타치바나] 잠깐, 어이. 잠깐.
치아키가 없으면 너라도 좋아.
과제 보여줘!!
[타카오미] 타치바나 말야…….
진심으로 졸업의 위기를 생각해 보는게 좋지 않아?
이 대화, 듣고 보니 왠지 자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중학교 시절부터 타치바나와 치아키는
굉장히 사이가 좋았다고 한다.
외부생이였던 나는 치아키와 룸메이트가 되어,
치아키를 찾아 놀러온 타치바나와도
자연스럽게 사이가 좋아졌다.
고등학교 에서도 우리들 셋은 같은 반으로,
함께 지내는 시간도 많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뭐어, 치아키치아키 시끄러우니까,
대개는 치아키를 미끼로 던져 두지만….
[타치바나] 너어어어어어, 조금만 더, 이렇게.
좀 부드럽게 말 못해?
[타카오미] 타치바나한테……, 그런게 필요해?
[타치바나] 젠자아앙! 너……!
머리 좋고 공부도 잘하고 여자들한테 인가 좀 많다고
망할!!! 장점 뿐이잖아!!
[타카오미] 다른건 몰라도, 공부에 관해선
타치바나보다는 진지하다고 생각해, 나.
[타치바나] 큭……. 뭐어, 그건 뭐라 반박할 수 없군.
그보다 말야, 최근 예전보다 외출이 늘지 않았어?
[타치바나] 전에는 료타나 하루나 소우시, 였나?
왠지 그런 녀석들을 잔뜩 불렀었잖아.
[타카오미] 아아……, 츠유하는 말야,
남자 기숙사로 불러 들이는건, 너무 미안하다 싶어서….
[타치바나] ……뭐……, 라고………?
[타카오미] 왠지, 얼굴…….
엄청 재밌어 졌는데…….
[타치바나] 시꺼…….
그보다, 진짜? 여자라고……?
[타카오미] 뭔가 이상한 착각 하는거 아냐…?
[타치바나] 아니, 그렇게까지 앞서가진 않아.
너희들 중 누구 여자인지는, 아무래도 판단이 안 가니까.
[타카오미] 타치바나는……, 한 번 착각하기 시작하면 성가셔 지는구나….
[타치바나] 아아아아아…, 왠지 좀 울적해진다.
엄청 뒤쳐져 있는 느낌.
아, 너희들은 다들 인기가 많지만 말야….
[타카오미] 후아아아아암…….
이젠 아무래도 좋아…….
왠지 바닥에 쭈그려 앉아, 부들부들 떨고 있는 타치바나를 무시하고
나는 책상에 앉았다.
[타카오미] 츠유하라…….
치아키는 편의점에 간다고 말했지만,
왠지 모르게 그녀를 만나러 간 거라고 생각했다.
적극적으로 보여도 실은 꽤나 소극적인 편이니까,
그런 식으로 만나러 가다니 드물다.
뭐어…, 좋은 방향으로 가면 좋을텐데.
바닥에 풀 죽어 있는게 질린 건지,
치아키의 침대에 주저 앉아
멋대로 게임을 기동하기 시작하는 타치바나를 곁눈질 하며,
나도 과제를 하기 위해, 책상에 고쳐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