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상계…….

[나기]
후후후….
바람에 흔들리는 꽃들이 마치 노래하고 있는 거 같아.
[나기]
이제 곧이야.
히메가 여기로 오는 것도 이제 곧.
[나기]
히메와 둘이 나란히 이 정원을 걷자. 너희들의 노랫소리로 히메를 감싸주련.

[요미]
나기 님.
[나기]
요미. 무슨 일이야?

[요미]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야마자키가 움직인 모양입니다.
[나기]
그게 왜?
[요미]
아뇨….
차라리 야마자키도 세뇌해두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나기]
아…, 신경 쓸 필요 없어.
그건 꽃과 마찬가지로 세뇌할 필요가 없는 남자야.

[요미]
…….
[나기]
내 결정이 불만이야?
[요미]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요미]
저는 나기 님께 모든 것을 바친 몸.
[요미]
처음 뵀던 그 날부터, 나기 님을 위해 쓰기로 했습니다.
[나기]
처음 만난 날이라. 그리운 이야기네….

[요미]
…….
[문하생]
괜찮아…?
[요미]
…….
[문하생]
말도 안 나오는 건가….
아, 움직이려고 하지 마. 알아.
[문하생]
지금 물을…, 아니 상처를 치료하는 게 먼저인가.
아직 어린데 이런 짓을….
[문하생]
조금만 참아 봐….

[요미의 아버지]
무슨 짓이냐!
[문하생]
앗…!
[요미의 아버지]
그 녀석한테 뭔갈 할 필욘 없다. 훈련하러 가라.
[문하생]
하, 하지만….
[요미의 아버지]
사부한테 반항하는 거냐?!
할 말이 있으면 해 봐!
[문하생]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요미의 아버지]
그래, 문은 잠궈.
저런 게 눈에 들어오면 거슬린다.
[문하생]
넵….

[요미]
…….
[요미]
(주위가 안 보여….)
[요미]
(몸이 뜨거운지… 차가운 건지도 모르겠어….)
[요미]
(…….)

[???]
너. 들리니?
[요미]
(누구…? 낯선 목소리….)

[???]
아, 다행이다. 내 목소리가 들리나 보네.
[요미]
(역시… 모르는 사람이야….)
[???]
하늘에서 널 봤는데, 신경 쓰였어.
[???]
내게 오렴.
꽃이 잔뜩 피어있는 멋진 곳이야.
[???]
지루하면 지상을 바라보면 돼. 그다지 아름답다곤 할 수 없지만.
[요미]
(이 사람…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지…?)

[???]
손을 잡아줄까?
아…, 못 일어나는 구나.
[???]
그럼 하늘까지 안아 데려다줄게.
[???]
후훗…. 넌 가볍구네. 그리고 조금 차가워….

[요미]
그때 깨달았습니다. 지상엔 한조각 자비조차 없다는 것을.
[요미]
허나 나기 님은 제게 자비를 보여주신 분.
그러니 저 역시 전력을 다해 그 은혜에 보답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나기]
요미처럼 강한 인간이 그리 말하니 마음 든든하네.
[요미]
…….